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치명적 말라리아 4월부터 창궐

말라리아는 모기를 매개로 하는 학질원충에 의해 감염되는 대표적인 기생충성 질환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전염병 중 하나로,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매년 수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평균 기온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한국도 더 이상 말라리아의 안전지대로 보기 어려워졌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린 후 약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임상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삼일열 말라리아의 경우 최대 2년까지 간 속에 잠복한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 이후에는 오한, 두통, 구역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피부가 따뜻하고 건조해지며, 나중에는 고열과 함께 땀을 흘리게 된다. 두통이 심해지고 혈소판이 감소하며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심각한 경우 저혈압, 혼수상태, 폐렴, 심근 부종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라리아가 주로 5~10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4월에도 말라리아모기가 출현하고 있어 방역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약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다.
이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모기 방역과 조기 진단에 나섰다. 경기 고양 일산동구보건소는 10월까지 월 2회 격주로 매개 모기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서울 노원구와 인천 미추홀구 등은 방역 차량 진입이 어려운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한 방역을 시행한다. 서울 금천구는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있는 구민을 대상으로 신속진단키트 검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간에는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야외 활동 시 긴 옷을 착용할 것을 권장한다. 모기 기피제도 도움이 되지만, 상처와 얼굴에는 바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짙은 향수나 화장품이 모기를 유인할 수 있으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모기 서식지가 될 수 있는 고인 물은 사전에 제거하고, 방충망 관리를 철저히 하며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과 적극적인 예방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