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US여자오픈..한일 돌풍에 세계 1위 ‘발목 잡혀'

세계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빅3’는 이번 대회 첫날 유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공동 34위에 머물렀고,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은 3오버파 75타로 공동 89위까지 밀려 컷 통과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또한 1오버파 73타를 기록하며 공동 59위로 인상적인 출발을 하지 못했다. 초특급 메이저대회답게 높아진 코스 난이도와 심리적 부담이 최상위권 선수들에게는 다소 무겁게 작용한 모양새다.
반면, 첫날 경기에서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나란히 8명씩 언더파를 기록하며 치열한 양국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올해 이미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과 KLPGA에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는 임진희가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특히 김아림은 안정적인 티샷과 과감한 아이언 공략이 돋보였고, 임진희는 정교한 퍼팅을 앞세워 첫날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다른 KLPGA 스타 황유민은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공동 7위에 올랐다. 홀 공략에서 침착한 경기운영과 정확한 어프로치가 빛났다는 평가다. 전지원 역시 2언더파 70타로 공동 12위, 윤이나는 최근 3연속 컷 탈락이라는 부진을 털고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최혜진, 노승희, 마다솜과 함께 공동 19위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윤이나는 그린 주변에서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살아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일본 선수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블루 베이 LPGA에서 우승을 차지한 다케다 리오는 4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에 올라 탄탄한 경기력을 증명했다.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한 이와이 치사토, 그리고 하타오카 나사, 가와모토 유이 등도 각각 3언더파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위권 경쟁에 가세했다.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 이후 상금랭킹 1위에 오른 사이고 마오 역시 시부노 히나코, 구와키 시호와 함께 2언더파로 공동 12위를 차지했고, 신인 랭킹 3위 야마시타 미유는 1언더파로 공동 19위에 안착하며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이밖에 미국 동포 노예림도 4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권에 진입했다. 올해 생애 첫 승의 기세를 이어가며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했다. 미국의 에인절 인도 같은 타수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븐파 72타를 친 전인지는 공동 34위에 자리했고, 고진영, 유현조, 이일희는 나란히 1오버파 73타를 기록하며 공동 59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초반 라운드에서는 무난한 출발이지만, 컷 통과를 위해서는 2라운드에서의 반등이 필수적이다.
한편, 대회 2라운드에서도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함께 편성된 11개 조가 예정돼 있어 '골프 한일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빅3의 부진 속에서 양국 선수들이 선두권을 다투는 구도가 흥미를 더하고 있으며,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초반 기세를 몰아 상위권에 자리한 한국 선수들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일본 선수들이 저력을 발휘해 우승 경쟁을 주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