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기업 '아스트로노머', CEO 불륜 스캔들로 하룻밤 새 월드스타 등극

 미국 IT 기업 아스트로노머(Astronomer)의 최고경영자(CEO)가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공연장에서 불륜 행각을 벌이다 전광판에 포착되어 결국 사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스캔들을 넘어, 이전까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회사를 단숨에 세계적인 유명 기업으로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스트로노머가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평가하며, 뜻밖의 방식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하게 된 이 기업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조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 현장이었다. 당시 아스트로노머의 CEO였던 앤디 바이런은 같은 회사의 인사 책임자인 여성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흥겨운 콘서트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등 뒤에서 서로를 안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는데, 이 장면이 하필이면 공연장 중앙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른바 '키스 캠'이나 '커플 캠'처럼 관객들을 비추는 장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었다.

 

자신들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자, 이 커플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황급히 서로에게서 떨어져 얼굴을 가리려 했지만, 이미 모든 상황은 전광판을 통해 수많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중계된 후였다. 이 충격적인 장면은 현장에 있던 관객들의 휴대폰 카메라에 담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영상은 빠르게 확산되며 순식간에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고, 온라인 탐정들은 이들의 신원을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곧이어 영상 속 남성이 아스트로노머의 CEO 앤디 바이런이며, 여성이 동료 직원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구설에 오르자, 아스트로노머 측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앤디 바이런 CEO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사회가 이를 수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스캔들의 파급력과 기업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8년 뉴욕을 기반으로 설립된 데이터 운영 전문 기업인 아스트로노머는 이전까지 IT 업계 내에서도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생 기업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번 CEO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의도치 않게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단숨에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브랜드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피터 데븐포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사태로 회사 자체는 매우 유명해져 브랜드 인지도는 제고되었지만, 평판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업계에서 수년에 걸쳐 구축한 회사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즉, 대중적 인지도는 급상승했으나, 기업의 핵심 가치인 신뢰도와 평판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양면성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데이터 운영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IT 기업에게 신뢰는 사업의 근간이 되므로, 이번 사건이 장기적으로 아스트로노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뜻밖의 스캔들로 얻은 '유명세'가 과연 아스트로노머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