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쓴 수건에 세균 57만 마리? 이제 '수건 사용법'을 바꿔야 할 때

 겉보기엔 깨끗해 보여도 수많은 세균이 번식하는 수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이 생활 필수품이 사실은 피부 건강을 위협하는 '세균의 온상'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위생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임상 미생물학 교수 프림로즈 프리스톤은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수건을 "최대 두 번 사용 후에는 반드시 세탁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는 "피부를 닦는 순간 깨끗했던 수건은 더 이상 깨끗하지 않다"며, "더러운 수건으로 갓 씻은 피부를 다시 닦으면 씻는 의미가 퇴색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세균을 재감염시키는 꼴이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수건으로 몸을 닦을 때, 피부 표면에 있던 수천 개의 각질 세포와 함께 수백만 개의 박테리아, 곰팡이 등 다양한 미생물이 수건으로 옮겨 붙기 때문이다. 특히 욕실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이러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프리스톤 교수는 "목욕 타월은 신체 모든 부위에 닿기 때문에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땀, 피부 세포, 체액 등이 수건에 축적되어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폭발적으로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실제로 수건의 세균 번식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의 실험 결과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단 한 번 사용 후 건조되지 않은 수건에서는 미생물 집락형성단위(CFU)가 무려 57만 개로 급증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수건 한 장이 단 한 번의 사용만으로도 엄청난 수의 세균을 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3회 사용 후 건조한 수건에서도 CFU는 15만2500개로 측정되었으며, 3회 사용 후 세탁하고 건조한 수건조차 완벽하게 살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세탁 방식만으로는 수건 속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하며, 더욱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수건을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세균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핵심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첫째, 세탁 시에는 반드시 세제를 사용하고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프리스톤 교수는 "뜨거운 물은 대부분의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키고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며, 수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쾌한 냄새를 막아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둘째, 세탁 후에는 수건을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습기는 세균 번식의 주요 원인이므로,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햇볕을 쬐거나 건조기를 사용하여 수건이 완전히 마르도록 해야 한다. 

 

셋째, 수건은 사용 후 바로 세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피부 각질과 미생물이 수건으로 옮겨 붙는 즉시 세탁하여 세균이 번식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다. 마지막으로, 세탁 후 보관 시에는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 두며, 여러 장을 쌓아두기 전에 각각의 수건이 완전히 말라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수건 사용 습관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오염된 수건은 피부 트러블, 여드름, 무좀, 습진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전염성 질환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싶다면, 수건 위생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오늘부터라도 올바른 관리법을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매일 사용하는 수건, 이제는 '세균의 온상'이 아닌 '청결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의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