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키 콤플렉스 때문에 농구 시작했다... '농구 소년' 시절 사진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0대 시절 '농구 소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최초로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자신의 저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그의 정치와 전략' 일본어판을 통해 김 위원장이 13세였던 1997년 1월, 스위스 유학 중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아 평양에 귀국했을 때 농구 경기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 부소장에 따르면, 이 사진은 미국으로 망명한 김 위원장의 이모부 리강 씨로부터 2021년에 입수한 것이다. 리강 씨는 김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의 여동생 고용숙과 결혼한 인물로, 부부 모두 현재 미국으로 망명한 상태다.

 

리강 씨가 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그의 키 때문이었다. 형인 김정철은 키가 컸지만, 김정은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았기 때문에 친모 고용희가 키 성장을 위해 농구를 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김 위원장의 키는 약 165cm로 추정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농구 실력 향상 과정도 흥미롭다. 처음에는 2·8체육단 여자 농구단(북한 국가대표)과 경기를 하며 실력을 쌓았고, 이후에는 남자 선수들과도 경기를 치렀다고 한다. 리강 씨는 "김 위원장이 농구를 못 하게 되면서 살이 찐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정 부소장은 전했다.

 


그러나 리강 씨는 김정은이 농구를 통해 얻은 것은 단순한 신체 성장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농구를 통해 신체가 성장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스포츠맨 정신'을 익힌 게 중요했다"며 "체육은 공정해야 하고 룰과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리강 씨는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농구 사랑은 어린 시절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열렬한 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위스 유학 시절에는 농구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흉내내기도 했으며, 북한 지도자로 집권한 직후인 2013년 2월에는 파격적으로 NBA 시카고 불스 출신의 전설적인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일부 선수들을 평양으로 직접 초청해 친선 경기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 위원장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인간적인 면모와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농구를 통해 형성된 '룰과 법칙'에 대한 인식이 현재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분석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