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괜찮았어요?" 모리 유스케, 당구도 한국어도 '올킬'한 PBA 새 역사

모리는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026시즌 3차투어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PBA-LPBA 채리티 챔피언십' PBA 결승전에서 엄상필을 세트스코어 4-3(15-3, 15-9, 15-7, 8-15, 11-15, 1-15, 11-4)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 경기는 PBA 역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한일전 결승이자, 두 선수 모두에게 첫 PBA 투어 우승이라는 간절함이 걸린 승부였다.
경기 초반, 모리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1세트에서 하이런 8점을 기록하며 15-3으로 선취했고, 2세트와 3세트마저 연달아 따내며 세트스코어 3-0으로 우승에 성큼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는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흘러갔다. 엄상필이 4세트부터 맹렬한 추격을 시작, 15-8, 15-11, 15-1로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순식간에 세트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마지막 11점제 7세트에서 결정됐다. 초구를 놓치는 실수를 했지만, 모리는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 7이닝 뱅크샷 포함 4점을 추가하며 10-4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결국 마지막 세워치기로 점수를 내며 감격적인 첫 우승을 확정 지었다.

경기 후 준우승을 차지한 엄상필은 "4강전을 힘들게 이겨 팔에 힘이 안 들어갔다"며 "모리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따라갈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7세트 결정적인 순간 타임아웃을 부르지 못한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우승자 모리 유스케는 한국어로 "아직 꿈 같다. 행복하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2년 전 준우승의 아픔과 성적 부진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하며 "우승하는 꿈을 많이 꿨다"고 덧붙였다. 3-0 리드 상황에서 동점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우승까지 한 세트를 남기고 너무 떨려서 힘이 안 나왔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우승 상금 1억 원으로는 일본 여행과 주변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소박한 계획을 밝혔다.
모리는 어려운 단어 해석을 제외하고는 통역 없이 유창한 한국어로 기자회견을 이끌어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