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탈출했지만... 핵심 전력 붕괴! 韓농구, 괌전 '벼랑 끝 승부'

한국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컵에서 '죽음의 조'라 불리는 A조에 편성되어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 호주에게 아쉽게 패배했지만, 이후 카타르와 레바논을 차례로 격파하며 조별리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레바논전 승리는 한국이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음을 선언하는 중요한 승리였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B조 3위가 확정된 괌과 8강 진출을 위한 단판 승부를 펼치게 되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과 함께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여준석에 이어 주전 가드 이정현마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정현은 지난 카타르전에서 무릎 불편함을 호소했으며, 레바논전에는 결국 결장했다. MRI 검사 결과 우측 무릎 외측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앞서 여준석은 무릎 내측 인대 1도 손상으로 이미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이정현은 이번 대회 2경기 출전, 평균 16.0점, 1.5리바운드, 2.5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선수였기에 그의 공백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안준호 감독의 선수 보호 철학은 확고했다. 안 감독은 이정현의 부상에 대해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다만 무리하게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방침"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정현과 여준석을 "대한민국 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그리고 핵심 자산이다. 지금 그걸 소모시켜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강조하며, "감독이라면 선수 보호가 경기보다 최우선이어야 한다. 그들은 핵심 자산이다"라고 거듭 역설했다.

안 감독은 단순히 눈앞의 승리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장기적인 커리어를 고려하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줬다. 그는 "나와 서동철 코치의 입장은 대회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선수 보호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경기에 출전하는 건 무리라고 보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하면 더 큰 부상으로 악화할 수 있다. 그러면 선수 인생에서 치명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또 농구 선배로서 선수들을 철저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눈앞의 경기도 중요하지만 그건 이제 나와 10명의 선수가 가져가야 할 몫이다"라며 남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안준호 감독은 이정현과 여준석의 아시아컵 잔여 경기 출전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대신 그가 강조한 것은 단 하나, 바로 '선수 보호'였다. 그는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까지 배려하며 "조금 괜찮아졌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뛸 수 있어?'라고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치료받으라는 말만 해야 편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한국 농구 대표팀은 부상으로 인한 핵심 전력의 공백을 안고 괌과의 8강 결정전이라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안준호 감독의 남다른 용병술과 남은 10명의 선수들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한국 농구의 미래 자산인 이정현과 여준석이 건강하게 코트로 복귀할 수 있을지 농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