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내한, '전범기'로 얼룩… 오아시스, 한국 땅 밟을 자격 있나

 16년 만의 한국 방문을 앞둔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가 '전범기'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팬들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달 리암 갤러거의 '칭총'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터진 역사 인식 부재 논란에, 오는 10월 예정된 내한 공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8일 오아시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짧은 영상이었다. 히트곡 '모닝 글로리'의 새로운 비주얼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개된 영상 중간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삽입된 것이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사용된 군기로, 과거 일본의 침략을 당한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깊은 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키는 '전범기'로 인식된다.

 

이 같은 이미지에 국내 팬들은 즉각적인 분노를 쏟아냈다. 게시물 댓글 창에는 "미쳤냐", "2개월 뒤 한국에 오는데 이런 걸 올리느냐", "독일에서 나치 깃발을 걸 수 있겠느냐", "한국에서 돈 벌고 싶으면 한국을 존중하라" 등 비판이 쇄도했다. 그러나 오아시스 측은 팬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번 욱일기 논란은 오아시스 멤버 리암 갤러거가 지난달 아시아인 비하 속어인 '칭총(Chingchong)'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당시 리암은 한 네티즌의 지적에 "왜", "무슨 상관"이라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뒤늦게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1991년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를 주축으로 결성된 오아시스는 1990년대 브릿팝의 전성기를 이끌며 '제2의 비틀즈'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전 세계적으로 9천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음악적 위상을 확고히 했지만, 잇따른 역사 인식 및 인종차별 논란은 그들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오는 10월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6년 만의 내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논란 속에서 과연 오아시스가 한국 팬들에게 어떤 진정성 있는 태도와 사과를 보여줄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향후 공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팬들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진정한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