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극우' 낙인 벗지 못하면 존재 자체 부정당할 것

극우의 개념은 이탈리아 파시즘에서 비롯되었으며, '파쇼(Fascio)'라는 단어는 '묶음'과 '힘', '권력'을 의미한다. 파시즘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파시즘, 독일의 나치즘, 일본의 군국주의 형태로 발전했다. 극우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민족주의'로, 독일 나치즘은 유대인 학살로, 일본 군국주의는 조선인 학살과 대동아공영권 주장으로 이어졌다.
극우의 두 번째 특징은 '반공주의'다. 민족 개념을 부정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는 극우 이념의 중요한 축이다. 세 번째 특징은 '이상향을 과거에서 찾는 경향'이다. 독일 나치당은 아리안족의 우수성을, 이탈리아 파시즘은 로마제국의 영광을, 일본 군국주의는 임나일본부설과 같은 날조된 역사를 근거로 삼았다.
극우는 그 지지기반에서도 특징을 보인다. 대자본에 반대하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을 지지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좌파와 유사하지만, 소자본가 역시 지지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음모론'에 입각한 선전·선동은 극우와 포퓰리즘이 만나는 지점이다. 포퓰리즘은 사회적 불안을 인위적으로 증폭시켜 국민이 권력자에게 의지하게 만드는 "불안을 통한 정치"를 구사한다.

극우의 또 다른 특징은 대의민주주의를 적대시한다는 점이다. 대의민주주의를 '엘리트들의 정치 질서'로 간주하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군, 경찰, 정보기관을 동원한다. 또한 '죽음에 대한 찬미'도 극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일본군의 '가미카제'가 대표적 사례다.
현재 존재하는 극우 정당들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일본의 '참정당' 등은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과 포퓰리즘적 특징을 공통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정당이 극우의 모든 특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극우 정당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서도 극우 논란이 일고 있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옹호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역설, 국회에 군을 동원하는 행위, '부정선거 주장'과 같은 음모론 등은 극우적 사고의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극우라는 단어에 민감한 이유는 과거 군사독재의 혹독한 경험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극우와의 완전 결별'이라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계엄이 합리화될 수 없으며, 이것이 극우의 낙인을 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없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계엄 해제에 앞장섰던 정치인들이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가려질 경우 당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국민과의 '공감'이며, 이를 잃는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