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섭취한다고 매일 먹었더니 대장암 위험 36% 증가... 가공 닭가슴살의 함정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가공 닭가슴살을 찾고 있다. 헬스 트레이너들은 종종 "하루에 닭가슴살 두 덩이는 먹어야 단백질 필요량을 채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따라 맛이 질린 삶은 닭가슴살 대신 다양한 양념이 된 가공 닭가슴살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의 포장재에는 종종 '햄'이라고 표기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가공 닭가슴살은 실제로 '건강식의 탈을 쓴 햄'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식품 첨가물이 든 것을 모르고, 맛있는 건강식이라고만 생각해 경각심 없이 먹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가공 닭가슴살에는 소브산칼륨, 초산나트륨, 푸마르산, 아질산나트륨 등 일반적인 햄과 소시지에 들어가는 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첨가물들은 각각 보존, 향미 증진, 수분 함량 증진, 발색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아질산나트륨은 섭취 시 위산과 반응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1군 발암 물질로 규정했다.

 

가공육은 특히 대장암과 관련이 깊다. 연구에 따르면 가공육을 매일 50g씩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이 18% 높아진다고 한다. 일반적인 가공 닭가슴살 한 덩이는 약 100g으로, 하루에 두 덩이를 먹는다면 가공육을 200g 섭취하는 셈이다.

 


물론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된 가공육을 몇 번 먹었다고 반드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발암 위험도는 섭취 용량과 빈도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개인차도 존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공 닭가슴살의 매일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명예교수는 "가공 닭가슴살은 순수한 닭가슴살을 먹다가 질릴 때 가끔 먹는 보조 식품 정도로 생각하라"고 말한다.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형식 교수도 "신선한 생 닭가슴살을 직접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WHO 역시 가공육의 섭취 빈도를 주 2~3회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불가피하게 가공 닭가슴살을 선택해야 한다면, 식품 첨가물이 비교적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은 교수는 ▲단백질 함량 100g당 20g 이상 ▲지방은 100g당 5g 이하 ▲총 칼로리는 100~130kcal ▲나트륨은 100g당 500mg 이하 ▲보존제, 향미 증진제, 인산염 등 식품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가공 닭가슴살을 먹을 때는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는 위에서 니트로소아민 형성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1년 터키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비타민 C를 첨가한 소시지에서 니트로소아민 생성량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