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서 입국한 '살 파먹는 벌레' 감염자 미국 상륙

이 곤충이 '나사벌레'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유는 구더기의 날카로운 입이 숙주의 피부를 파고드는 모습이 마치 목재에 나사를 박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나사벌레 감염증은 적시에 치료되지 않으면 감염된 숙주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이 위험한 감염증은 2023년부터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점차 북상하여 2024년 말에는 멕시코에서도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첫 인체감염 환자는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사람으로, 메릴랜드주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베스 톰슨 사우스다코타주 수의사 총장 겸 주 동물산업위원회 사무총장의 증언과 소고기산업 단체 '비프 얼라이언스'가 8월 20일에 축산업계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취재 근거로 인용했다. 비프 얼라이언스의 이메일에 따르면, 같은 날 미국 내 첫 나사벌레 인체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이 사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추가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CDC와 메릴랜드주 보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톰슨 총장은 이 사례에 대해 CDC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다른 경로로 알게 된 후 CDC에 상황 설명을 요청했지만, CDC는 메릴랜드주에 확인해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나사벌레 퇴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8월 15일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장관은 생식능력이 없는 불임 나사벌레를 생산하는 공장을 7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억 원)를 투입해 텍사스에 건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소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텍사스주는 수십 년 만에 이러한 나사벌레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20세기에 불임 성충을 대량으로 방생하는 방식을 통해 나사벌레를 성공적으로 박멸한 바 있다. 이번 인체감염 사례 발견으로 미국 당국은 과거의 성공적인 방제 경험을 바탕으로 나사벌레의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축산업계는 이 위험한 해충이 다시 미국 내에 정착하지 않도록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