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마가 바티칸까지 점령했다"... 넷플릭스 역대 1위 '케데헌'이 만든 기묘한 현상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의외의 연결고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설치된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 성상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미국 레딧에는 '케데헌 인기에 난감해진 바티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되었다. 이 게시물은 2023년 9월 바티칸에 설치된 김대건 신부 성상 사진과 함께 '바티칸 사자 보이즈'(Vatican Saja Boys)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모습이 케데헌에 등장하는 인기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무대 의상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사자 보이즈의 히트곡 '유어 아이돌'(Your Idol)의 가사도 함께 첨부되었다. 해외 네티즌들은 "그야말로 사제(Saje) 보이즈잖아!", "가톨릭 교회마저 사자보이즈에게 현혹당했다. 귀마가 잔치를 벌이겠구만" 등의 재미있는 댓글을 달며 이 우연의 일치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김대건 신부(1821~1846)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로,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바티칸에 성상이 설치된 인물이다. 한국 가톨릭의 상징적 인물인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의 세계적 인기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 것이다.

 


한편, 지난 6월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 3600만으로, 기존 1위였던 '레드 노티스'(2억 3090만)를 제치고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되었다. 시리즈를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도 '오징어 게임 1', '웬즈데이 1'에 이어 역대 3위를 기록 중이다.

 

넷플릭스는 공개 후 91일 간의 누적 시청 기록을 기준으로 순위를 집계하는데, 현재와 같은 흥행세가 지속된다면 케데헌이 모든 부문을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이 본 작품으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이처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한국의 역사적, 종교적 상징물까지 새롭게 조명받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바티칸의 김대건 신부 성상과 애니메이션 속 케이팝 아이돌의 의외의 만남은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서 한류의 또 다른 흥미로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