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야근·스트레스의 삼중고... 신입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살찌는 구조

 직장인들이 가장 살이 많이 찌는 시기가 입사 3년차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평균 5kg이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직장 생활이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이 입증됐다.

 

일본 야마무라마사코 후쿠이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2009~2012년 한 대기업에 입사한 남성 직장인 315명 중 건강검진 기록이 남아 있는 160명을 대상으로 입사 이후 체중 변화를 추적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22.8세였으며, 입사 당시 평균 체중은 67.5kg, 체질량지수(BMI)는 22.6으로 정상 범위였다.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체중은 입사 전보다 입사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입사 후 3년 동안 평균 5kg 가까이 늘어났다. 입사 시점, 2년차, 3년차, 4년차 모든 시점에서 체중이 증가했으며, 3년차와 4년차를 제외하면 모든 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직장 생활이 시작되면서 체중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 증가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가장 큰 요인은 식습관의 변화였다. 아침 결식률을 살펴보면, 입사 전 47%에서 입사 직후 16%로 크게 줄어들어 초기에는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년차에 다시 30% 이상으로 늘어났고, 3년차 이후에는 40% 안팎으로 올라 4년차에는 입사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는 직장 생활에 적응하면서 오히려 식습관이 더 나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면 부족도 심각한 문제였다. 수면 충족률은 입사 전 90%에서 입사 직후 60%로 급격히 떨어졌고, 2년차, 3년차, 4년차에도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직장인들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운동량 감소는 더욱 심각했다. 입사 전에는 절반 이상이 주 2회 이상 땀나는 운동을 했지만, 2년차에는 30% 이하로 줄어들었고 3년차, 4년차에도 회복되지 않았다. 하루 한 시간 이상 걷는 활동도 크게 줄어들어 '전혀 걷지 않는다'는 응답이 해마다 증가했다. 직장 생활이 시작되면서 신체 활동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다.

 


입사 5~10년차 직원 12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에서는 체중 증가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드러났다. 응답자들은 체중 증가와 생활습관 붕괴를 '근무 환경 변화 → 회식·야근 중심 식습관 → 운동 기회 상실'이라는 악순환 구조로 설명했다. 장시간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 상사와의 회식 문화, 야근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 시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살이 찌는 것은 아니었다. 체중 증가를 피한 직원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바로 '자기 관리 습관'이었다. "매일 체중을 확인했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이 습관이라 주 1~2회 러닝을 이어갔다" 등의 응답이 나왔다. 개인의 의지와 체계적인 관리가 직장 생활의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체중 증가는 업무 환경과 조직 문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 성과주의 평가 시스템, 상사와의 회식 문화는 신입사원들이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직장 문화에서 회식이나 야근을 거부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특정 기업 사례에 한정되어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생활습관과 체중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완전히 규명하기에는 부족하며, 기업 문화와 기숙사 제도 등 다른 환경적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어 단순 비교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입사 초기 생활습관 변화가 이후 10년간 건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필요한 야근과 회식 감소, 운동과 수면 기회 보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직장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조직 차원의 문화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