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원 퇴장…'추·나 대전' 결국 파국, 법사위는 민주당 '일당 독재'로

사건의 발단은 2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 시작과 동시에 터져 나왔다. 추 위원장이 "의사일정은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이라며 안건 상정을 선언하자마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이의 있다"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야당 간사로 내정된 나 의원이 "여야 합의 정신에 따라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추 위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회의를 강행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위원장석으로 몰려가며 항의에 나선 것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까지 안건에 포함했던 야당 간사 선임을 갑자기 빼는 기괴하고 엽기적인 회의 진행"이라며 "6선 법사위원장의 품격과 너무 거리가 멀다"고 직격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의제와 관계없는 발언으로 위원장을 모욕하거나 겁박하지 말라"고 응수하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국회법상 간사 선임은 각 교섭단체가 추천한 인물을 상임위에서 박수로 추인하는 것이 오랜 관례였으며, 표결로 부결된 전례조차 없다. 이를 근거로 국민의힘 측은 "추 위원장이 민주당 간사와만 협의해 법사위를 일방적으로,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재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자체에 대한 원색적인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경태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내란의 밤'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내란 모의 혐의가 있는 자", "내란 앞잡이"라고 칭하며 간사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충돌은 나 의원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초선 의원들을 향해 "초선은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발언하면서 극에 달했다. 이 한마디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모욕감을 느낀다. 사과하라"고 소리쳤고,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오만한 국민의힘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이러니 내란을 일으켰구나 생각했다"며 "나 의원이 간사로 오는 것을 막아달라"고 추 위원장에게 강력히 촉구했다.
추 위원장 역시 마무리 발언에서 "계엄 해제하러 오다가 내빼버린 의원이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한다"며 나 의원을 겨냥했고, 결국 실랑이 끝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했다. 홀로 남은 범야권은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단독으로 의결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