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와 손잡고 '흙탕물 안 묻은' 與 의원 규합 선언

 한때 '톰과 제리'로 불리며 정치적 앙숙 관계를 형성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의 앙금을 털고 연대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며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4일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하여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개선 사실을 공개하며, 단순한 개인적 화해를 넘어 '새 정치'를 위한 실질적인 협력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이 대표는 먼저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 공천 과정에서 발생했던 잡음 등을 언급하며 "불필요하게 거리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두 사람의 갈등은 세간에 널리 알려지며 협력보다는 대립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는 "2023년, 제 고등학교 절친이 안 의원의 사위가 되는 인연"을 계기로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사적인 인연이 공적인 관계 회복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이 대표는 "요즘은 관계가 좋다. 자주 보고 있으며 많은 것을 의논하려고 한다"고 강조하며, 두 사람의 만남이 단순한 안부 교환을 넘어 미래를 도모하는 깊이 있는 논의로 채워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양측의 협력이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실무진 단위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대표는 "실무진들 사이에서 앞으로 같이 해야 할 일들을 모색하려고 주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혀, 이들의 연대 논의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모색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연대의 배경에는 '계엄 사태'라는 중대한 정치적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계엄 이후에 보여준 행보는 너무 선명하고 제 방향과 일치한다"며 안 의원의 가치와 노선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동탄'과 안 의원의 지역구인 '판교'를 거론하며, "대한민국 IT 중심축"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미래 산업과 혁신을 함께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연대의 범위는 안철수 의원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도 함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제가 국민의힘 의원들은 잘 안다"고 운을 떼며, "합리적이고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흙탕물이 묻지 않은 분들과 우선적으로 대화를 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국민의힘 내 합리적 보수 성향 의원들을 포섭하여 세력을 확장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한편, 이 대표는 당내 강경 보수층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한길 한국사 강사에 대해서는 "영향력이 계속 축소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병을 고칠 때 의사에게 가는 사람이 있고, 고약만 붙이면 낫는다는 사람에게 가는 분이 있다"는 비유를 통해, 전 씨의 방식이 비합리적인 대안이며 결코 정치의 주류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 재판부 설치에 대해서는 "절차를 무시하고 독선으로 가면 결국 왕정 복고를 만들어 낸다"는 영국과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교훈을 들며, 이재명 대표를 향해 야당을 설득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등 균형 잡힌 비판의 목소리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