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체자' 구하려다 줄줄이 퇴짜…토트넘, 믿었던 선수들에게 뒤통수 맞았다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 '캡틴' 손흥민이 10년간의 동행을 마치고 북런던을 떠났다. 2015년 입성 이후 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며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나가는 와중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던 그다. 마침내 지난 시즌, 구단의 오랜 숙원이던 유럽 대항전 트로피(UEFA 유로파리그)를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한 '레전드'의 반열에 올랐지만, 토마스 프랑크 감독 부임 직후 이적 의사를 밝히며 정들었던 팀과 작별을 고했다.

 

손흥민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사라진 토트넘의 미래를 두고 현지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해설위원 제프 스텔링은 '토크스포츠'에 출연해 오히려 토트넘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단언하며 "내 1순위는 바로 토트넘"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물론 손흥민을 떠나보낸 것이 가장 큰 이슈"라고 인정하면서도,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질적 수준에 주목했다. "웨스트햄에서 온 모하메드 쿠두스는 비싸지만 확실히 좋은 선수이며, 주앙 팔리냐는 이미 리그에서 검증된 훌륭한 보강"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기대주 사비 시몬스와 PSG에서 임대한 랑달 콜로 무아니의 합류가 숫자 이상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왔다며 토트넘의 올 시즌 선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혹평도 존재한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손흥민의 이적을 조명하며 팬들의 엇갈린 반응을 전하는 한편, 그의 마지막 시즌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매체는 "그는 기력이 소진돼 잔부상에 시달렸고, 평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10년간 헌신한 주장의 이별이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니엘 레비 회장이 그의 이적을 통해 적지 않은 이적료를 챙겼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함께 짚었다.

 


더 큰 문제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토트넘의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그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최우선 목표였던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는 라이벌 아스널에 빼앗겼고, 맨체스터 시티의 사비뉴는 잔류를 택했다. 설상가상으로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 영입마저 법적 문제로 무산되면서 계획에 큰 차질을 빚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비 시몬스를 품에 안았지만,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전무한 그가 손흥민의 거대한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2승 1패로 준수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즌은 길고, 팀의 구심점이자 해결사였던 손흥민의 빈자리는 후반기로 갈수록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과연 토트넘은 '손흥민 없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새로운 영입 선수들이 전문가의 기대처럼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 아니면 '레전드'의 공백을 절감하며 무너질지, 그 시험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