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이 죽고 살 일? 그건 개돼지 생각"…최강욱 망언에 '발칵'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조국혁신당 내부의 성비위 사건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며 "그렇게 죽고 살 일이냐"는 식의 2차 가해성 발언을 쏟아낸 사실이 드러나 정치권에 거대한 파문이 일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즉각 최 원장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를 윤리감찰단에 지시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31일, '조국혁신당 대전·세종 정치아카데미' 강연에서였다. 4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국을 감옥에 넣어놓고 그 사소한 문제(성비위 사건)로 치고받고 싸운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조국 나오니까 또 조용하더라고"라며 "한 발짝 떨어져 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심지어 그는 사건의 진실 공방을 벌이는 이들을 향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아는 분이 몇 분이나 되냐"며 "그냥 '내가 보기에 나는 누구누구가 좋은데 저 얘기 하니까 저 말이 맞는 것 같아' 이건 아니다.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지"라고 말하며, 성비위 사건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최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뒤늦게 사과했다. 그는 "2차 가해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부적절하거나 과한 표현으로 당사자분들 마음에 부담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하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강연 제안을 받을 당시 당직을 맡은 상태도 아니었다"거나 "맹세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안을 무시하거나 당사자를 폄하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며 논란의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최 원장의 발언이 공개된 날, 조국혁신당의 강미정 대변인은 당내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의 문제를 폭로하며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최 원장의 '사소한 문제' 발언이 결코 사소하지 않은, 한 정당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문제였음이 드러난 셈이다. 강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마주했지만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했던 그는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주장하며 당의 조직적인 은폐 및 2차 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관련 절차를 마쳤다"며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조국 혁신정책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강미정 대변인의 탈당 선언에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프다"면서도 "당시 당적 박탈로 비당원 신분이었던 저로서는 당의 공식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고 선을 그으며 책임론에서 한발 비켜섰다.

 

결국 최강욱 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은 조국혁신당 내부에서 곪아 터진 성비위 문제와 미흡한 후속 조치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이 됐다. 민주당의 긴급 감찰과 혁신당의 진실 공방이 맞물리면서, 이번 사태는 진보 진영 전체의 도덕성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