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좋아요'가 목숨값인가?…계속되는 '인증샷' 추락사에 전 세계 '경악'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던 20대 한국인 여행 인플루언서가 '인생샷'을 남기려다 몽골의 화산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그의 SNS에 환호하던 약 9만 명의 팔로워들은 더 이상 새로운 여행 소식을 접할 수 없게 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몽골 불간 주에 위치한 오랑터거(Uran Togoo) 화산에서 20대 여성 A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여행 관련 콘텐츠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A씨는 몽골 북부로 출장을 떠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비극의 무대가 된 오랑터거 화산은 해발 약 1680m에 달하는 휴화산이다. 지름 500~600m, 깊이 50~60m의 거대한 분화구는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안에는 푸른 풀밭과 작은 호수가 펼쳐져 있어 독특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홉스골 국립공원 인근의 대표적인 트래킹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화산 정상 부근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예기치 못한 강풍이 휘몰아쳤고, A씨는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수십 미터 아래 분화구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 외교 당국은 현지 경찰과 공조하여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SNS '인증샷' 문화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더 많은 '좋아요'와 관심을 받기 위해 절벽이나 화산 분화구 같은 위험천만한 장소에 무방비로 접근하는 행태가 만연해 있으며,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생샷'을 찍으려다 목숨을 잃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이젠 화산에서는 한 중국인 여성 관광객이 분화구에 떨어져 사망했다. 그는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현지 가이드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는 경고를 무시한 채 절벽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심지어 더 멋진 사진을 위해 뒤로 물러서다 자신이 입고 있던 긴 옷자락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참변을 당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목숨을 거는 위험한 곡예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해외 유명 트래킹 코스나 관광지의 위험 구역에 대한 통제와 안전 관리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여행객 스스로가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성숙한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장의 '인생샷'이 영정사진이 될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