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놓쳐버린 '진짜 혁신', 한 3D 아티스트 영상에 전부 있었다

 애플이 야심 차게 아이폰17 시리즈를 공개한 직후,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 세상은 애플이 아닌 한 3D 아티스트가 만든 '상상 속 아이폰'에 열광하고 있다. 화면 밝기를 조절하듯 설정을 바꾸자 스마트폰 본체가 투명하게 변하는,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법한 영상이 현실의 신제품 발표를 압도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애플의 '혁신'이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과,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3D 아티스트 로만 비코브다. 그가 자신의 SNS 계정에 공개한 '투명 아이폰' 영상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설정 하나로 물리적인 기기 본체가 사라지고 손바닥이 훤히 비치는 이 영상은, 비록 CG로 구현된 가상의 콘셉트였지만 "애플이 가야 할 길"이라는 찬사와 함께 폭발적으로 퍼져나갔다. 그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이폰 뒷면의 '카메라 섬'이 열리며 셀피 촬영을 위한 작은 보조 화면이 나타나는 영상은 '좋아요' 186만 개를, 애플 로고를 쓸어 올리자 기기 전체 색상이 자유자재로 변하는 영상은 19만 개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낳았다.

 

이러한 '상상 속 혁신'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애플이 선보인 '현실의 혁신'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비코브의 영상 댓글에는 "이것이 바로 애플에 없는 혁신이다", "이 사람을 당장 애플 R&D팀으로 영입해야 한다", "아이폰11 이후로 디자인이 다 똑같아서 지겹다" 등 애플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는 사용자들이 더 이상 미세한 성능 개선이나 디자인의 소소한 변화에 만족하지 못하며, 과거 애플이 보여줬던 '세상을 놀라게 하는 혁신'에 목말라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아이폰17 시리즈, 특히 가장 주목받는 '아이폰 에어' 모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5.6mm라는 경이로운 두께는 삼성의 초슬림폰(갤럭시S25 엣지, 5.8mm)을 뛰어넘으며 기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존 터너스 애플 수석 부사장이 "미래를 손에 쥔 느낌"이라고 자신했을 정도다. IT 매체 폰아레나 역시 "내구성과 성능을 모두 갖춘 놀라운 얇음"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날카로운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아이폰17 기본형보다 200달러나 비싼 가격, 초광각 카메라의 부재,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폰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작은 3149mAh의 배터리 용량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IT 매체 톰스가이드는 "아이폰 에어의 성공은 전적으로 배터리 수명에 달렸다"며, "999달러의 가치를 하려면 최소한 하루는 버텨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애플이 내세운 혁신은 '얇기' 경쟁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배터리라는 실용성 문제와 맞바꾼 '불안한 혁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한 아티스트의 상상력은 대중에게 '꿈'을 보여줬지만, 거대 기술 기업 애플의 현실은 '타협'을 보여줬다. 이번 아이폰17 시리즈는 애플이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왕좌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