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는 공식굿즈, CU는 '먹방 챌린지'…'케데헌' 특수 잡으려다 맞붙은 라이벌

 K-콘텐츠의 막강한 파급력이 편의점 업계의 지형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작품 속에 등장한 K-푸드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편의점들이 유례없는 '케데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콘텐츠가 소비자의 실제 구매 행동으로 직결되는 강력한 '미디어 커머스'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공식 제휴를 맺은 GS25는 '케데헌' 열풍의 최전선에 있다. 지난 10일, 자체 앱 '우리동네GS'를 통해 선보인 '케데헌' 콜라보 김밥, 주먹밥, 분식, 아이스크림 4종의 사전 예약 이벤트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단 하루 만에 7,000여 개의 상품이 예약 판매되며 약 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당일 앱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케데헌'이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이는 과거 '오징어게임' 등 성공적인 협업 사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기에 충분한 성과다.

 

GS25는 이 기세를 몰아 오는 17일부터 '케데헌 참치마요전주비빔김밥(3,500원)' 등 간편식 3종을, 19일부터는 아이스크림을 순차적으로 정식 출시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캔디, 젤리, 교통카드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협업 상품을 확장해 '케데헌' 팬덤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CU 역시 '케데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공식 제휴사는 아니지만, 애니메이션 방영 이후 최근 두 달간(7~8월) CU의 해외 결제 수단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무려 185%나 급증했다. 특히 작품 속 주인공들이 즐겨 먹던 김밥 매출은 231%라는 경이로운 신장률을 보였고, 라면(99%), 스낵(53%) 등 관련 K-푸드 상품군이 동반 성장하며 K-콘텐츠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CU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작품 속 주인공이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김밥 한입 먹기 챌린지' 밈(meme)으로 유행하자, 이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케이-통 소불고기김밥(2,900원)'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명동역점 등 외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 30여 곳에 '케데헌' 캐릭터 등신대와 K-푸드 전용 매대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결국 '케데헌'이라는 하나의 강력한 IP(지식재산권)가 편의점을 'K-컬처 체험의 성지'로 탈바꿈시킨 셈이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K-푸드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전 세계 팬들이 한국을 방문해 편의점에서 그 경험을 직접 소비하는 새로운 관광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메가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도 K-콘텐츠와 연계한 차별화된 상품과 마케팅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