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인 드래프트에 '진짜'가 나타났다… MLB 67홈런 거포의 등장

 2026년 KBO 신인 드래프트는 한마디로 '혼돈' 그 자체였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가 일찌감치 북일고의 우완 에이스 박준현을 낙점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의 모든 순번에서 예측을 뒤엎는 파격적인 선택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NC 다이노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을 호명한 순간, 드래프트 현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변의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는 3순위로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을, 두산 베어스는 6순위로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지명하며 또 한 번 현장을 놀라게 했다.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거론되다 팔꿈치 부상으로 가치가 급락한 경기항공고 투수 양우진이 8순위에서야 LG 트윈스의 부름을 받은 것은 이번 드래프트의 예측 불허했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처럼 역대급 이변이 속출하며 막을 내린 드래프트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야구계의 시선은 벌써 다음 해를 향하고 있다. 2027년 드래프트에는 올해의 판도를 뒤흔든 고교 유망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핵폭탄급 변수'가 등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활약한 빅리거, 최지만이다.

 


최지만은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2027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동산고 졸업 후 KBO 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직행했던 그는, 관련 규정에 따라 국내 복귀 시 2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야 한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 중인 그는 2027년 2월 소집해제 예정으로, 유예 기간 규정과 맞물려 2027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 자격을 얻게 된다. 1991년생인 그가 KBO 무대를 밟게 될 2027년에는 만 36세가 되지만, 그의 이름값과 경력은 모든 우려를 잠재울 만큼 압도적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67홈런, 특히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이던 2019년에는 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빅리그 무대에서도 정상급 파워를 과시했던 검증된 거포라는 사실은 KBO 구단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와 병역으로 인한 2년여의 실전 공백은 분명한 약점이다. 하지만 KBO에는 성공적인 선례가 있다. 추신수는 2021년, 만 39세의 나이로 KBO에 복귀했음에도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고 이듬해 SSG의 통합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물론 빅리그에서의 위상이나 공백기 없이 곧바로 합류했다는 점에서 추신수와 최지만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지만이 공백기 동안 몸을 잘 만들고 빠르게 실전 감각을 회복한다면, 추신수 못지않은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과연 최지만은 2027년 신인 드래프트의 모든 판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고질적인 거포 부재에 시달리는 팀이라면, 그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서는 상상 이상으로 빠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