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캐나다 이어 프랑스도 동참…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도미노, 이스라엘 '초강경 대응' 예고

 21일(현지시간), 영국,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한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국제 외교 무대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십 년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두 국가 해법' 논의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한 유엔 회원국은 기존 147개국에서 151개국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영국과 캐나다가 처음으로 인정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결정을 발표한 각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두 국가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조치가 결코 테러 단체인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의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테러리즘 정당화와는 선을 그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평화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결정"이라면서, 이 해법 안에는 하마스의 미래나 역할이 존재하지 않음을 명확히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파울루 한젤 포르투갈 외무부 장관도 팔레스타인인의 오랜 염원을 인정하고, '두 국가 해법'이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유일한 길임을 역설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하고 필수적인 단계"라며 영국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무장 정파 하마스조차 이번 인정을 "팔레스타인 인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국가 수립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스라엘은 극도로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며 즉각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는 것은 테러에 대한 막대한 보상"이라고 맹비난하며,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는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유엔 총회 참석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우리나라 심장부에 테러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에 대한 대응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한술 더 떠 "살인자에 대한 보상"이라며, 이에 대한 맞불 조치로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에 대한 합병안을 내각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충돌 가능성을 키웠다. 심지어 이스라엘 정부에 휴전 협상을 촉구해온 인질·실종자 가족 포럼마저 "아직 하마스에 48명의 인질이 억류된 사실에는 눈을 감았다"며 캐나다 등을 비난해, 이스라엘 내부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22일에는 G7 회원국인 프랑스가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몰타,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서 강도 높은 전쟁을 이어가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두 국가 해법'을 현실적인 의제로 다시 끌어올리려는 국제 사회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