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선언 3개월 만에…트럼프는 왜 머스크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나?

두 사람의 역사적인 재회는 현지시간 21일, 미국의 저명한 우익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이 열린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스타디움에서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삼엄한 경호 속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대통령 전용석에 나란히 앉았다. 어색한 기류가 흐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먼저 몸을 기울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독순술 전문가 니콜라 히클링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향해 "어떻게 지내?"라며 안부를 물었고, 이내 "일론,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고 들었는데"라며 대화의 운을 뗐다. 머스크는 별다른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하며 반응했다.
이후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대화에 합류하자 분위기는 더욱 부드러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향해 "일이 잘 풀려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해보자"며 관계 개선을 직접 제안했고, 머스크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손을 자신의 양손으로 꼭 붙잡으며 "보고 싶었다"는 말까지 건넨 것으로 분석돼, 사실상 두 사람의 갈등이 종식되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모습은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돌연 수장직에서 물러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의 정책을 연일 비판하며 등을 돌렸다. 심지어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트럼프의 심기를 정면으로 건드렸다. 이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머스크가 소유한 기업들의 정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어 둘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다.
CNN 방송은 두 사람의 만남이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하며, 생전 두 사람의 갈등을 중재하려 노력했던 고(故) 찰리 커크에게도 이번 화해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서로를 죽일 듯이 미워했던 두 거물의 극적인 화해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일지, 아니면 새로운 동맹의 시작일지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