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어깨 박살 낸 ‘벌칙 훈련’…책임지고 떠났던 코치의 충격 복귀
불과 석 달 전, 팀의 핵심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혔다는 책임감에 스스로 옷을 벗었던 코치가 한 시즌도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키움 히어로즈가 2026 시즌 코칭스태프 개편을 발표하며 정찬헌 코치의 퓨처스팀 투수코치 복귀를 공식화한 것이다. 선수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는 구단의 판단과 선수들의 신뢰가 빚어낸, 짧지만 굵었던 외도의 마침표였다. 이번 코칭스태프 개편에서 설종진 감독대행이 정식 사령탑에 오르고 강병식 수석코치가 2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극적인 스토리는 단연 정찬헌 코치의 귀환이었다.정 코치의 사퇴는 지난 8월 발생한 안우진의 충격적인 어깨 부상에서 비롯됐다. 당시 군 복무를 마치고 1군 복귀를 코앞에 뒀던 안우진은 2군 훈련 중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는 비운을 맞았다. 문제는 부상이 정규 훈련이 아닌, 연습경기 패배 후 정 코치가 지시한 가벼운 벌칙성 훈련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비록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팀의 미래를 짊어질 에이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는 죄책감에 정 코치는 스스로 팀을 떠나는 길을 택했다. 팀과 선수에게 너무 큰 피해를 끼쳤다며 유니폼을 벗은 그의 결단은 팬들에게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그러나 구단은 정 코치의 공백을 오래 두지 않았다. 그의 투수 육성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은 팀의 미래를 위해 정 코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재영입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안우진 부상에 대한 양측의 오해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벌칙 훈련에 악의가 없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구단은 끈질기게 그의 복귀를 설득했다. 또한, 키움은 투수 파트 강화를 위해 투수총괄코치 보직을 신설하고 김수경 전 NC 코치를 영입하는 등 마운드 재건을 위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복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키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코치는 복귀 제안을 받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자신 때문에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있는 팀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인간적인 망설임과 걱정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선수 시절부터 2군에서 함께 땀 흘려온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용기를 냈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정 코치의 복귀를 크게 반겼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장본인이지만, 그의 지도력을 믿고 다시 한번 함께하길 원했던 안우진의 대인배적인 모습이 결국 정찬헌 코치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