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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성 230주년, 정조의 꿈이 담긴 도시를 걷다
- 팥빙수인 줄 알았는데… 한 그릇에 담긴 베트남의 역사
베트남의 디저트 '쩨(chè)'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변화무쌍한 매력을 지닌 음식이다. 어떤 것은 따뜻한 수프 같고, 어떤 것은 얼음을 넣은 차가운 푸딩 같으며, 들어가는 재료 또한 녹두, 옥수수 같은 곡물부터 망고, 두리안 같은 열대 과일, 심지어 토란과 약초 젤리까지 수십 가지에 이른다. 이처럼 다채로운 변주 때문에 현지인조차 '달콤한 수프'라는 포괄적인 설명 외에는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한다.쩨의 역사는 베트남의 문화적 교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소판과 같다. 그 기원은 중국 광둥 지역의 디저트 '통슈이'가 베트남 중부 지방으로 전파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베트남 고유의 기후와 식재료에 맞춰 발전했으며, 캄보디아와 태국 등 인접 국가의 영향을 받아 더욱 풍성해졌다. 19세기 프랑스 식민지배 시기에는 커스터드푸딩 같은 서양식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는 푸딩을 올린 쩨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다.단순한 길거리 간식을 넘어, 쩨는 베트남 사람들의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상징적인 음식이다.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일상 속 작은 기쁨이 되어줄 뿐만 아니라 명절, 결혼식, 아기의 첫돌 등 중요한 날에는 빠지지 않고 상에 오른다. 고귀함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상서로운 음식인 셈이다.베트남을 여행하며 쩨를 처음 맛본다면 '쩨 탑깜(chè thập cẩm)'으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모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메뉴는 가게 주인이 가장 자신 있는 재료들을 유리잔에 층층이 쌓아주는,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다. 달콤한 옥수수 죽 위에 쌉쌀한 젤리, 구수한 콩과 쫀득한 타피오카 펄, 향긋한 코코넛 크림이 어우러져 한 그릇 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쩨 탑깜'으로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취향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차례다. 독특한 메뉴를 원한다면 '쩨 부오이(chè bưởi)'를 추천한다. 자몽과 비슷한 과일인 포멜로의 과육이 아닌, 두툼한 껍질을 주재료로 만들어 쫀득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옥수수를 뭉근하게 끓인 '쩨 밥(chè bắp)'이나 단팥죽처럼 친숙한 '쩨 더우(chè đậu)'는 구수하고 편안한 맛을 선사한다.열대 과일의 화려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쩨 타이(chè Thái)'가 제격이다. 잭프룻, 리치 등 신선한 과일에 여러 가지 색의 젤리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록 든든한 식사 후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양이지만,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한 그릇에 담아낸 이 달콤한 즐거움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미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 첼로 신동, 이제는 380명 이끄는 수장이 되다
한국 공연예술의 심장부인 예술의전당에 전례 없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개월간 공석이었던 사장 자리에 세계적인 지휘자 장한나(43)가 임명되면서, 공연계는 놀라움과 기대를 동시에 표하고 있다. 1982년생, 40대 초반의 여성 음악인이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의 수장이 된 것은 1988년 개관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그간의 관행을 완전히 깨는 파격적인 인사다.문화체육관광부는 장한나 신임 사장이 30년 넘게 세계 최정상 무대에서 쌓아온 풍부한 현장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했다. K-컬처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현시점에서, 그녀가 예술의전당에 새로운 예술적 비전을 제시하고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장 사장 역시 "세계 공연계의 경험을 한국 문화예술에 기여하는 데 보태겠다"며, "예술의전당이 더 많은 이에게 열린 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그녀에게 예술의전당은 9살의 나이로 처음 무대에 섰던 '고향'과도 같은 특별한 공간이다. 첼로 신동으로 불리며 11세에 세계적 콩쿠르를 제패한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연주자로 명성을 쌓았고, 2007년부터는 지휘자로 변신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왔다. 연주자에서 지휘자로, 이제는 대한민국 대표 공연 기관의 경영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하지만 기대만큼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쟁점은 그녀가 현재 유럽 등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한 지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장 임명 이후에도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등에서 예정된 공연을 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칫 경영 공백이 발생하거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삶과 예술의전당 수장이라는 막중한 책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경영인으로서 그녀가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예술의전당은 2023년 65억 흑자에서 2024년 76억 원의 적자로 돌아섰으며, 총 관람객 수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380여 명에 달하는 내부 조직을 이끌며, 약 120만 명의 회원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게 됐다.결국 장한나 사장의 성공 여부는, 행정 경험의 부재라는 약점을 자신의 독보적인 예술적 자산과 글로벌 감각으로 어떻게 상쇄하느냐에 달려있다. 무대 위 아티스트의 호흡을 누구보다 잘 아는 리더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연장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공연계의 모든 시선이 그녀의 첫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 5월 황금연휴, 일본 제치고 예약 1위 차지한 여행지
오랫동안 한국인 해외여행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중국이 5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가장 인기 있는 목적지로 급부상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부동의 상위권을 지켜온 일본과 베트남을 모두 뛰어넘는 이례적인 결과로, 여행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하나투어가 발표한 5월 첫째 주 출발 상품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전체 예약의 약 30%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23%)과 베트남(14%)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비중이 8%p나 급증한 수치로,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이러한 중국 여행의 부활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우선 노동절을 포함한 징검다리 연휴 덕분에 장가계, 백두산 등 비교적 긴 일정이 필요한 중거리 여행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현지 물가와 오버투어리즘 문제로 일본 여행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SNS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국의 인플루언서인 '왕홍'처럼 현지에서 유행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사진을 찍는 '왕홍 체험'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다니는 미식 투어가 큰 인기를 끌며 중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여행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존의 패키지 상품에서 벗어나 특정 테마에 집중한 상품을 개발하고, 충칭과 같은 새로운 목적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재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일회성 인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수요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중국 본토의 인기는 대만 등 중화권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에 여행사들은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미식 투어 상품을 출시하거나,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단독 전세기 좌석을 확보하는 등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며 중화권 여행 시장의 새로운 부흥기를 준비하고 있다.
- 한국 재즈 여왕 4명이 전부 나오는 이 공연이 무료?
한국 재즈계를 대표하는 각 세대의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공연이 열린다. 서구문화회관은 오는 11일, 재즈 디바 4인의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재즈 디바스' 콘서트를 개최하며 깊어가는 봄밤을 재즈의 선율로 물들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스캣의 여왕'이라 불리는 독보적인 아티스트 말로가 있다. 20년 이상 활동하며 8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그는 한국 재즈 보컬의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실력파 보컬리스트 박라온이 함께해 무대의 무게감을 더한다.이들 베테랑과 함께 차세대 재즈씬을 이끌어갈 신예들의 무대도 마련된다. 탄탄한 스윙감을 자랑하는 '골든 스윙 밴드'의 보컬로 주목받는 김민희와, 미국 유학 후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등 대형 무대에 오르며 떠오르는 스타로 자리매김한 임채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신선한 감각이 공연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공연은 4인 4색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솔로 무대는 물론, 서로 다른 음색이 조화를 이루는 듀엣과 4인 전체가 함께하는 앙상블로 풍성하게 구성된다. 재즈 특유의 즉흥적인 교감 속에서 세대를 초월한 음악적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이번 공연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보컬리스트들의 목소리를 더욱 빛내줄 국내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드럼 이도헌, 베이스 정영준, 기타 황이현, 피아노 이명건으로 구성된 밴드가 무대에 올라 밀도 높은 사운드를 선사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예매는 8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 및 현장 방문을 통해 1인 2매까지 가능하다. 공연은 11일 오후 5시 서구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 4월에만 열리는 에버랜드 '봄을 말아봄' 축제 현장
본격적인 봄나들이 철을 맞아 에버랜드가 '김밥'을 주제로 한 이색적인 미식 축제 '봄을 말아봄'을 4월 한 달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전국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지역 김밥 맛집들을 파크 안으로 초대해,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이번 축제의 핵심은 단연 제주와 강원 지역에서 줄 서서 먹는 것으로 유명한 김밥 브랜드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정이네 김밥'과 '최대섭 대박 김밥'의 셰프들이 직접 현장에서 조리하여, 굳이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아도 현지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에버랜드 소속 셰프는 '김만복 김밥'의 레시피를 재해석한 특별 메뉴와 별미인 충무김밥을 함께 선보인다.먹거리뿐만 아니라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알파인 레스토랑에서는 하루 세 차례, 자신만의 특별한 김밥을 만들어보는 클래스가 열린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으며, 현장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운영된다.알파인 빌리지 앞 광장은 감성적인 봄 장터 분위기의 '스프링 플리마켓'으로 변신했다. 아기자기한 패션 소품부터 가드닝 용품, 생화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재즈 공연과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이 더해져 나들이의 즐거움을 한층 높인다.새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 외에도 에버랜드 동물원의 변화도 눈에 띈다.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양'으로 알려진 희귀 동물 '흑비양'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프랜들리랜치'가 새롭게 문을 열었으며,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는 알파카들도 곧 합류하여 방문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이번 '봄을 말아봄' 축제는 약 120만 송이의 봄꽃이 만개한 튤립 축제와 함께 진행되어 더욱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화려한 불꽃쇼와 서커스 등 기존의 인기 콘텐츠에 새로운 미식 경험과 체험 요소가 더해져, 4월의 에버랜드를 찾아야 할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만들고 있다.
- 모든 객실에 개인 수영장이 딸린 푸꾸옥 풀빌라 리조트
베트남의 진주라 불리는 섬, 푸꾸옥에 위치한 한 럭셔리 리조트가 세계적인 여행자들의 인정을 받으며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프리미어 빌리지 푸꾸옥 리조트'가 권위 있는 여행 매거진 '데스틴아시안'이 주관하는 '2026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베트남 최고의 리조트 7위로 선정되며 글로벌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이 시상식은 수천 명에 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실제 여행객과 독자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해 최고의 여행 경험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전문가 평가가 아닌, 실제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순위로 직결되기에 미래의 여행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신뢰도 높은 선택의 기준이 된다.이 리조트의 가장 큰 매력은 푸꾸옥 섬 최남단, 바다가 양쪽을 감싸는 독특한 반도 지형 전체를 아우르는 입지 조건에 있다. 덕분에 리조트 내에서 바다 위로 떠 오르는 장엄한 일출과 붉게 물드는 낭만적인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푸꾸옥 내 유일한 장소라는 특별함을 지닌다.총 215채에 달하는 모든 빌라는 프라이빗 풀을 갖춘 독립적인 휴식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현대적인 편의성과 섬 고유의 자연미가 조화를 이루는 객실에서 투숙객들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한 쉼을 누릴 수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오션뷰는 이 리조트가 선사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리조트 측은 이번 수상이 일선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직원들의 진심 어린 서비스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프랑스 호텔 그룹 '아코르'는 자사 직원들을 '하티스트(Heartist)', 즉 마음으로 서비스하는 예술가라 칭하며, 이러한 헌신이 고객들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인근의 '선셋 타운'을 방문하면 휴양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유럽풍의 상점가를 거닐거나, 빛과 음악, 불꽃이 어우러지는 화려한 해상 쇼를 감상하는 등 리조트 밖에서도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해 휴식과 모험을 동시에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완벽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 탄핵 1년, 그때 촛불 들었던 시민들에게 직접 물었다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123일간의 기나긴 여정은 대통령 파면이라는 역사적 결정으로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1년,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은 자신들이 염원했던 '더 나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을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맞아, 당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지난 10년간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경험은 많은 시민에게 민주주의의 주권자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었다. 국가 권력의 폭주를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았다는 자부심과 함께, 언제든 부당함에 맞서 연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단순히 한 명의 대통령을 끌어내린 것을 넘어, 한국 사회의 민주적 역량이 한 단계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그러나 탄핵 이후의 현실에 대한 평가는 복합적이다. 대통령 교체로 인한 정치적 안정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광장에서 외쳤던 근본적인 사회 개혁의 요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실망감도 크다. 특히 내란 사태의 책임자들에 대한 사법적 처리가 더디게 진행되는 점은 역사의 퇴행을 우려하게 만드는 대목이다.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시민들은 정권 교체가 광장의 다양한 요구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여성, 소수자,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제기했던 차별과 불평등 해소의 목소리는 정치 공학의 뒷전으로 밀려났고, 이는 새로운 정부에 대한 또 다른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이러한 현실은 일부 시민들을 다시 거리로 이끌고 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해결되지 않는 해고 노동자 문제, 장애인 이동권 투쟁 등 사회 곳곳의 갈등 현장에서 연대하는 '말벌 동지'들의 활동이 그 증거다. 이들은 정권 교체만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으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결국 탄핵 1주년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광장의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권력을 잡은 정치 세력이 과연 시민들의 염원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는가.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불평등과 차별의 구조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 그것이 탄핵 이후 우리 사회에 남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다.
- 서점서 번호 따기 유행…만남인가 민폐인가
최근 온라인에서 대형 서점이 이성을 만나는 이른바 ‘번따’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숏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서점에서 번호 따는 법’, ‘직접 시도해봤다’는 식의 콘텐츠가 빠르게 퍼지면서, 조용히 책을 고르는 공간이 새로운 헌팅 장소처럼 소비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를 둘러싸고 불편과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SNS에는 ‘번따’ 해시태그와 함께 대형 서점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특정 코너와 시간대, 대화 방식까지 공유하며 “문학 코너나 투자 코너가 적당하다”는 식의 팁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한 중년 남성은 대형 서점에서 여러 여성에게 남자친구 유무와 연락처를 묻는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고, 이 콘텐츠는 게시 한 달도 되지 않아 조회수 100만회를 넘기며 확산됐다. 직장인 여성 이용자가 서점에서 이성의 관심을 기대하며 동선을 탐색하는 후기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대형 서점이 이런 만남의 장소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최근 젊은 세대의 만남 방식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개팅 앱이나 온라인 만남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자연스러운 접점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졌고, 취향이 비슷한 상대를 만나고 싶어 하는 욕구도 커졌다는 것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의 2024년 조사에서도 미혼남녀 절반 이상이 가치관과 성격의 일치를 중요한 만남 조건으로 꼽았다. 혼자 찾는 비율이 높고, 취향을 짐작할 수 있는 책과 공간이 있다는 점에서 서점이 ‘안전하고 지적인 만남의 장소’처럼 인식되는 측면도 있다.하지만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점은 본래 조용히 책을 읽고 고르는 공간인 만큼, 낯선 사람의 반복적인 접근이나 시선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거절 이후에도 말을 이어가거나, 촬영 동의 없이 영상을 남기는 행위는 불쾌감을 넘어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 이용자들은 “번호를 요구받았고, 그 장면이 숏폼 영상용으로 촬영되고 있었다”며 당혹감을 호소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단순한 호감 표현과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반복적 접근은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 상대 의사에 반해 지속적·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경우 스토킹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거절 이후에도 계속 말을 걸거나 뒤따르는 행위는 경범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신체 접촉이나 성적인 발언이 동반되면 더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민원이 늘면서 서점 측도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보안 인력을 중심으로 주요 코너와 휴게 공간 순찰을 늘리고, CCTV 모니터링을 통해 장시간 배회하거나 다수 이용객에게 반복 접근하는 행위를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경고 이후에도 비슷한 행위가 반복되면 출입 제한 조치까지 검토하는 곳도 있다. 취향을 공유하는 만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흐름과 별개로, 공공성 있는 공간에서의 기본적인 예의와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홍준표와 손잡나…김부겸, 대구시장 선거판 흔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대구시장 단수 후보로 확정되며, 보수의 심장부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그는 공천 면접에 앞서 "대한민국 만세, 대구시 만세"를 외치는 이례적인 퍼포먼스로 출사표를 던지며, 험지 출마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공천 면접 심사에 앞서 그는 "필요하다면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공언하며, 철저히 지역 민심에 기반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중앙당의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까지 감수하며 대구 유권자의 마음을 얻겠다는 선거 전략을 명확히 한 것이다.면접 과정에서 김 전 총리는 현재 대구가 직면한 위기를 '쇠락'으로 규정하고, 청년 일자리 부족 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 유치와 같은 단편적 해법을 넘어, 국가 차원의 파격적인 재정 투입과 균형 발전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약 20분간의 면접 이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김 전 총리를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공관위는 그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헌신해 온 당의 상징적 인물이며, 국무총리 등 풍부한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후보 확정과 동시에 김 전 총리는 보수 진영을 향한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정희 컨벤션센터' 명칭 도입 검토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추진 등 파격적인 행보를 예고했으며, 이미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전 시장과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총리는 오는 5일부터 곧바로 대구로 내려가 본격적인 현장 민심 행보에 돌입하며, 험지에서의 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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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연속 관계했더니…" 침실 중계하는 방송가방송가의 관찰 예능이 사생활의 경계를 허물다 못해 침실 문턱까지 넘보고 있다. 솔직함을 넘어선 과도한 노출 경쟁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해 부부의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상품화하는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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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임효준, 바지 벗긴 뒤 이름 부르며 춤춰… 사과하더니 서명 요청”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이 그간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 배경이 된 2019년 선수촌 사건부터 박지원과의 충돌, 최근 올림픽 인터뷰 태도 논란까지 한꺼번에 해명하며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부분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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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 파열 비상, 한화의 선택은 마이너리그 다승왕사령탑 교체로 반등을 노리던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에이스 오웬 화이트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지며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경기 도중 발생한 햄스트링 근육 파열로, 최소 6주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