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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장미나라 탄생, 16만 그루 꽃물결 속 퍼레이드
- 이서진·고아성의 첫 연극 도전, '바냐 삼촌' 예매율 1위 돌풍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정수가 담긴 연극 '바냐 삼촌'이 LG아트센터 무대 위에서 현대적인 생명력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이번 공연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던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이 고전은, 평범한 인간들이 겪는 허무와 분노,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가느다란 희망을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로 그려내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주인공 바냐 역을 맡은 이서진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고전이 지닌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습 과정에서 대본 속 인물들이 마치 자신의 주변에 실존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이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바냐의 삶이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아있다고 느낀 그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결국 똑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처음 서는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권태와 허탈함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바냐라는 인물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혔다.소냐 역의 고아성 역시 체호프 작품이 지닌 난해함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 간의 미묘한 관계와 감정의 흐름이 중요한 체호프 연극의 특성상, 그는 사소한 눈빛 하나에도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연출가와의 토론을 통해 소냐라는 캐릭터를 당초 생각했던 성숙한 여인에서 안절부절못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소녀로 구체화했다는 그는,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를 통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두 배우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실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의견 교환과 집에 돌아가서도 멈추지 않는 고민은, 베테랑 배우들에게도 연기에 대한 초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연극 '바냐 삼촌'이 희극인지 비극인지에 대한 논쟁은 공연이 시작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은 비극이라 생각하며 연기하지만, 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삶의 아이러니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이번 LG아트센터 공연의 백미는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냐의 위로 장면이다. 원작의 차가운 느낌 대신 손상규 연출은 '다정함'이라는 키워드를 가미해 각색했다. 고아성이 연기하는 소냐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삼촌 바냐에게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다시 일상을 살아내야 할 이유를 전한다. 이 다정한 위로는 이서진의 눈물을 자아낼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이서진은 소냐의 대사처럼 괴로운 순간이 찾아와도 결국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인 소냐가 건네는 위로가 낯간지럽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힘이 된다는 그의 말은, 세대를 초월한 소통과 연대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100년 전 러시아 시골 영지에서 울려 퍼졌던 위로의 목소리는, 오늘날 서울의 무대 위에서 이서진과 고아성의 목소리를 빌려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성황리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 오메가3, 고령층 인지 저하 속도 높이는 원인 지목
치매 예방과 혈행 개선을 목적으로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오메가3 보충제가 일부 고령층에서는 오히려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연구 이니셔티브'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건강을 위해 장기간 영양제를 복용해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연구진이 약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오메가3 복용군은 비복용군에 비해 간이정신상태검사 등 주요 인지 지표에서 더 빠른 악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가 기존의 상식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보다 '뇌의 에너지 대사' 방식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뇌 영상 분석 결과, 오메가3 복용군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영향을 받는 부위의 포도당 대사가 현저히 저하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뇌의 물리적 구조가 무너지기 전, 뇌세포가 에너지를 활용하고 시냅스를 연결하는 기능적 측면에서 먼저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인지검사 점수 변화의 상당 부분이 뇌 포도당 대사 저하 경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 변화의 약 40%가 이 경로를 통해 설명된다는 수치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오메가3 보충제 복용이 전형적인 치매 단백질 병리보다는 뇌의 에너지 효율과 시냅스 기능의 변화에 영향을 미쳐 인지 저하를 가속화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오메가3 자체를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분석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 연구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기억력 감퇴를 느끼기 시작한 노년층이 불안감에 오메가3를 더 적극적으로 섭취했을 가능성, 즉 '역의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제품의 품질이나 복용량, 개인의 식습관 등 다양한 변수가 완전히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실제로 오메가3의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한 기존 연구들도 적지 않다. 국내 연구팀의 메타분석에서는 오메가3 섭취가 집행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며, 식약처에서도 혈중 중성지질 개선과 기억력 개선 등의 기능성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결국 이번 연구의 핵심은 오메가3의 효능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뇌 건강에 좋다'는 막연한 믿음 아래 장기간 고용량을 복용하는 습관을 과학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데 있다.전문가들은 현재 오메가3를 복용 중인 고령층에게 무조건적인 중단보다는 복용 목적을 명확히 할 것을 권고한다. 중성지방 관리 등 뚜렷한 치료 목적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적정량을 조절해야 하며, 단순히 치매 예방을 위해 고용량을 장기간 먹고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이 필수적이다. 특히 혈압약이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영양제와의 상호작용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진료 시 복용 중인 제품 정보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 GMC 허머 EV 국내 상륙, 2억 원대 '전기 거함' 떴다
프리미엄 SUV와 픽업트럭의 명가 GMC가 내연기관 시대의 전설이었던 허머를 전기차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키며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 선보인 허머 EV SUV는 거대한 덩치에 걸맞은 압도적인 성능과 첨단 기술을 집약해 대형 전기 SUV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5미터가 넘는 전장과 4톤 이상의 무게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모터 특유의 기민한 기동력을 갖춰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대목은 험로 돌파와 좁은 공간에서의 기동성을 극대화한 구동 시스템이다. 네 바퀴가 동시에 조향되는 전자식 시스템을 통해 회전 반경을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워크' 기능은 사선 주행이라는 생소하면서도 혁신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는 거친 산악 지형이나 복잡한 도심 골목에서 거대한 차체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게 돕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주행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자율주행 기술 '슈퍼크루즈'의 탑재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주요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약 2만 3천km 구간에서 사용 가능한 이 기술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도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핸즈프리 드라이빙을 지원한다. 특히 주변 교통 흐름을 정밀하게 파악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는 지능형 주행 실력은 동급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차체 하부의 견고함과 지형 적응력 역시 허머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수준을 보여준다. 어댑티브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을 활용해 차고를 최대 149mm까지 높일 수 있는 익스트랙트 모드는 바위 지형이나 깊은 물웅덩이 같은 극한의 장애물을 손쉽게 극복하게 해준다. 여기에 실시간 댐핑 시스템이 더해져 온로드에서는 안락한 승차감을, 오프로드에서는 강력한 돌파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전천후 기동성을 완성했다.외관 디자인은 허머 고유의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전기차만의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전면부의 전동식 프렁크는 300리터 이상의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하며, 후면의 파워 스윙게이트와 개폐형 글라스는 실내외 경계를 허무는 개방감을 선사한다. 실내에는 대형 터치스크린과 더불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티맵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해 수입차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던 내비게이션 편의성 문제까지 해결했다.1회 충전으로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주행 거리와 800V 고전압 시스템을 통한 빠른 충전 속도는 대형 전기차 운영의 효율성을 뒷받침한다. 4.5톤에 달하는 강력한 견인력은 요트나 대형 카라반을 끄는 레저 활동가들에게 최상의 만족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 허머 EV SUV는 2억 4천만 원대의 가격표를 달고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을 세우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 박민식 "단일화 없다" 완주 선언에 보수층 비상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가 보수 진영의 내분으로 인해 시계 제로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는 야권 단일 대오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무소속 한동훈 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뒤를 쫓는 양상을 띠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보수 성향의 두 후보가 힘을 합칠 경우 역전이 가능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감지되는 지지층 사이의 감정적 골은 산술적인 결합을 거부하는 모양새다.전통적 보수 텃밭인 구포시장 일대에서는 한동훈 후보를 향한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때 정권의 핵심 인사로 추앙받던 그가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여준 행보를 두고 강성 보수층은 여전히 '배신자'라는 낙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는 그를 응원하는 팬클럽의 환호와 "어디라고 여길 오느냐"는 원색적인 비난이 뒤섞이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으며, 이는 보수 내부의 가치관 충돌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보여준다.정당의 공천을 받은 박민식 후보 측과 무소속으로 독자 노선을 걷는 한 후보 측의 신경전은 선거사무소 개소식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를 '유튜버 정치인'이라 비하하며 희화화된 피켓을 내걸었고, 이에 맞선 한 후보 측은 중앙당 지도부의 지원 사격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열기가 더 뜨겁다며 세를 과시했다. 지역 연고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까지 가세하면서 양측의 경쟁은 정책 대결이 아닌 서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감정싸움으로 변질되었다.보수 진영 지도부와 원로들은 분열이 곧 패배라는 위기감 속에 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유권자 다수가 단일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보들의 결단을 촉구 중이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한 후보는 현 당 지도부 체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단일화가 자칫 구태 정치의 연장이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박 후보 또한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손을 잡는 '기계적 결합'만으로는 이미 찢겨 나간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덕천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후보들이 합친다고 해서 그간의 앙금이 사라지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러한 불신은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단일화 논의는 더욱 거세지겠지만, 물리적 시간의 부족과 깊어진 원한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가 극적인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보수 진영은 자중지란 속에 안방을 내어줄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향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부산 북구갑의 선거판은 단일화라는 구호 아래 숨겨진 보수 내부의 거대한 균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 정이한의 쓴소리 "전일 토론회, 네거티브만 가득"
TV 토론회 배제에 반발해 부산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가 농성 중단 의사를 내비쳤다. 정 후보는 단식 6일 차인 13일, 오는 19일로 예정된 KNN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가처분 결과가 나오는 시점을 사실상 단식의 마침표를 찍는 시기로 보고 있다. 법원의 판단이 빠르면 3일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주말이 단식 농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정 후보가 단식 중단을 고려하는 배경에는 후보자로서의 책임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부산시장 후보인 동시에 부산시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지역 내 구청장과 구의원 후보들의 선거 운동을 지원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본인의 건강 악화로 인해 당 전체의 선거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정 후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만큼,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가 당원들과 함께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개혁신당은 제도 개선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는 중앙당 차원에서도 소수 정당 후보를 토론회에서 배제하는 현상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3석의 의석을 가진 비교섭단체라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불합리한 토론회 초청 기준을 바로잡기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이는 제3지대 후보들의 정치적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정 후보는 거대 양당이 제3지대 후보의 토론회 참석을 꺼리는 이유로 정책적 역량 차이를 꼽았다. 개혁신당이 준비한 날카로운 정책 비판이 양당 후보들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의도적인 배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자신이 토론회에 참석했다면 양당 후보의 허점을 근거 있게 지적했을 것이라며, 다각적인 검증 기회가 사라진 현재의 토론회 구조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전날 열린 MBC 주최 토론회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정 후보는 부산의 미래를 논하기보다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공방이 주를 이뤘다고 지적하면서도,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청년 창업 정책 등에서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펼치거나 특정 의혹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신이 토론회에 나갔다면 던졌을 송곳 질문들을 언급하며 토론회 배제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현재 정 후보의 건강 상태는 우려스러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 5일째였던 전날에는 저혈당과 저혈압 증세로 의료진으로부터 링거 투여를 권고받기도 했다. 정 후보는 거동 시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체력 저하를 호소하면서도, 물조차 제대로 마시기 힘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고 있다고 토로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가처분 신청이라는 법적 대응을 마무리한 정 후보는 이제 법원의 판단과 함께 선거 운동의 새로운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
- 한글, 가장 자유로운 놀이가 되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린 '가나다락-글놀이 말놀이' 전시는 한글이 지닌 '자유로운 놀이'로서의 가치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가갸날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문헌과 교재, 신문, 잡지 등 한글 놀이와 관련된 자료 259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한글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며 즐기는 유희의 대상이었음을 풍성한 사료를 통해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100년 전 선조들이 글자를 익히기 위해 고안했던 창의적인 방법들을 마주하며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된다.전시의 가장 큰 화제는 국어학자 정인승이 1938년 고안한 '자마춤딱지'의 복원 및 최초 공개다. 자음과 모음이 적힌 딱지를 맞춰 낱말과 문장을 만드는 이 놀이는 한글 공부와 카드놀이를 결합한 최초의 사례로 꼽히지만, 그동안 실물은 전해지지 않았다. 박물관 측은 당시의 기록과 신문 자료를 정밀하게 추적하여 붉은색과 푸른색의 딱지로 구성된 자마춤딱지를 완벽하게 되살려냈다. 33가지에 달하는 진지한 놀이법 설명은 당시 한글을 널리 보급하고자 했던 학자들의 열정과 교육적 고심을 고스란히 전해준다.시대별로 진화해온 한글 교구들의 창의성도 눈길을 끈다. 1950년대에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문틀'은 크기가 다른 원형 판을 돌려 초성, 중성, 종성을 조합하는 교구로, 한글의 모아쓰기 원리를 시각화한 선구적인 발명품이다. 또한 점선을 따라 자르면 낱말 카드가 되는 1953년의 교재나 놀이판 형태의 '조선문연습상도' 등은 한글이 대중의 일상 속에 얼마나 깊숙이 놀이로 자리 잡았는지 보여준다. 특히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는 놀이판의 문구는 한글 놀이가 지녔던 사회적 계몽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보물로 지정된 '청구영언'을 통해서는 한글이 선사하는 언어유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황진이의 시조 속에 등장하는 '명월'이라는 단어는 밤하늘의 밝은 달이자 작가 자신을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으로 소개된다. 이처럼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선조들의 세련된 말놀이는 한글이 지닌 문학적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전시는 고전 문학 속에 숨겨진 한글의 묘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이 한글의 구조적 특징이 만들어내는 풍성한 의미의 그물망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전시의 시선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의 디지털 문화로까지 확장된다. 글자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대체해 쓰는 '야민정음'이나 인터넷 유행 콘텐츠인 '밈' 등 오늘날 젊은 세대가 한글을 변형하고 즐기는 방식도 전시의 일부로 다뤄진다. 이는 한글이 고정된 박제물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생산되는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디지털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한글의 새로운 변신은 한글 놀이의 역사가 현재진행형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오는 8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듣고, 쓰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되어 한글의 구조 위에 펼쳐진 놀이 세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한글을 마주하는 가장 자유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00년 전 가갸날의 정신을 되새기며 현대의 말글 놀이까지 아우르는 이번 기획전은, 한글이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문자를 넘어 세대를 이어주는 가장 즐거운 소통의 도구였음을 다시금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사람이 쓴 책 맞나요?" 늑구 동화책이 부른 '딸깍 출판' 논란
출판계에 불어닥친 AI 열풍은 지식의 보고였던 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최근 대전 오월드의 마스코트가 된 늑대 '늑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와 전자책들이 사건 종료 직후 서점가에 등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재 자체는 흥미롭지만, 집필과 편집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빠른 출간 속도가 독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낸 것이다. 실제로 일부 도서에 AI 활용 사실이 명시되자 독자들 사이에서는 정성 어린 집필 과정이 생략된 저작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며 출판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이러한 위기감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한 출판사가 AI를 활용해 1년 동안 무려 9,000권에 달하는 신간을 쏟아낸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인간 저자가 평생에 걸쳐도 도달하기 힘든 양으로, 기술의 힘을 빌린 대량 생산이 출판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른바 '딸깍 출판'으로 불리는 이러한 행태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하고 다듬는 편집자의 역할을 무력화하며, 독자들이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사람이 쓴 것이 맞는지'를 먼저 의심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다.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도서관법 개정안은 AI가 생성한 도서의 무분별한 납본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출판사는 도서를 출간해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하면 일정액의 보상금을 받아왔는데, AI를 통해 기계적으로 찍어낸 책들까지 세금으로 보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이번 법안 통과는 단순히 보상금 문제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인간의 창작물과 AI의 산출물을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민간 차원의 자정 노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부 출판사는 책 표지에 '인간 저술 출판물(HAP)'임을 인증하는 보증 마크를 도입하며 독자 신뢰 회복에 나섰다. 이는 저자가 AI 문장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으며 표절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윤리 서약을 전제로 부여된다. AI 문고 시리즈를 발행하며 오해를 샀던 경험이 있는 출판사들이 앞장서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AI 시대에 인간의 정신문화 유산을 지키는 것이 출판사의 가장 시급한 생존 전략이 되었음을 시사한다.전문가들은 이제 출판 산업의 정의가 '콘텐츠 생산'에서 '신뢰 관리'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책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단계를 넘어, 해당 콘텐츠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검증되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열린 긴급 포럼에서는 'AI 출판 표시제'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되기도 했다. 독자가 책을 구매하기 전 AI의 개입 정도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결국 AI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에 출판계가 나아갈 방향은 기술의 배척이 아닌 투명한 책임 경영에 있다. 상업적인 대규모 AI 학습에 대한 보상 구조를 마련하고, 저작권법과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시대 변화에 맞게 정비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순한 제작업을 넘어 책임 있는 지식을 공급하는 산업으로서의 본질을 회복할 때, 비로소 종이책은 AI 산출물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은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2026년 대한민국 출판계가 마주한 가장 무거운 숙제다.
- 내륙의 바다 제천 청풍호, 케이블카 타고 즐기는 360도 호수 뷰
충북 제천의 청풍호는 소양호에 버금가는 거대한 담수량을 자랑하며 남한강 물줄기 중 가장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다. 금수산과 비봉산 등 명산들이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은 사계절 내내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청풍호 관광의 핵심인 유람선은 옥순봉과 구담봉 등 단양팔경과 제천의 비경을 물길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선장의 구수한 해설과 함께 펼쳐지는 호수의 풍광은 여름철 짙푸른 물빛과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시원한 해방감을 안겨준다.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물길뿐만 아니라 하늘길을 통해 청풍호를 조망하는 케이블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2.3km 구간의 케이블카는 사방이 유리로 된 캐빈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호수의 전경을 제공한다. 해발 531m의 비봉산 정상에 오르면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독특한 경관이 펼쳐진다. 노약자나 어린이도 편안하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좀 더 역동적인 체험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이 제격이다. 비봉산 반대편 도곡리에서 출발하는 이 모노레일은 숲속을 가로지르며 정상으로 향하는데, 최대 50도에 달하는 가파른 경사 구간에서 짜릿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참나무 숲 사이사이에 배치된 동물 모형을 구경하며 올라가는 재미가 쏠쏠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최근에는 올라갈 때는 모노레일을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타는 패키지 상품이 구성되어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문화적 소양을 채우고 싶다면 청풍문화재단지를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이곳은 충주댐 건설 당시 수몰 위기에 처했던 제천의 고건축물과 생활 유물들을 원형 그대로 이전 복원한 공간이다. 보물로 지정된 한벽루와 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해 옛 관아와 민가들이 1만 6천 평 부지에 오밀조밀 모여 있어 마치 작은 민속촌을 거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남한강 유역의 선사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향토 유물 전시실은 청소년들에게 살아있는 역사의 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청풍호반의 랜드마크인 수경 분수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지역 화합의 상징성을 담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분수는 진달래 꽃잎 문양의 보조 분수와 하늘 높이 치솟는 고사 분수가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쇼가 더해져 청풍호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분수 주변에 조성된 청풍랜드와 조각공원은 유람선 관광 전후로 가볍게 산책하며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체류형 관광 단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제천 여행의 대미는 지역의 특색이 담긴 먹거리가 장식한다. 청풍호의 맑은 물에서 자란 송어회와 쏘가리 매운탕은 미식가들이 제천을 찾는 이유이며, 깊은 산세에서 채취한 약초를 활용한 약선 음식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일품 요리다. 특히 능이버섯 전골이나 약초한방닭갈비는 제천만의 깊은 맛을 전하며, 올갱이국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수려한 자연과 풍성한 즐길 거리,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가 어우러진 청풍호는 올여름 가장 완벽한 휴식처가 될 전망이다.
- 벽화마을 원조 동피랑부터 해저터널까지, 통영 골목길 탐방
경남 통영은 임진왜란 당시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얼이 서린 호국의 성지다.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한산도는 430여 년 전 학익진으로 왜군을 섬멸했던 격전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가두리 양식장 부표가 점점이 떠 있는 평화로운 바다로 변모했다. 섬 입구의 거북등대를 지나 제승당에 들어서면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작전을 지휘하던 장군의 고뇌가 느껴진다. 특히 바다 건너 과녁을 향해 활을 쏘던 한산정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전술에 활용하려 했던 장군의 치밀한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다.통영이라는 지명 자체가 '삼도수군통제영'의 줄임말에서 유래했을 만큼, 이 도시는 조선 수군의 총사령부로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604년 현재의 통영항 일대로 본영을 옮긴 통제영은 군사적 요충지를 넘어 나전칠기 등 공예 생산의 중심지로서 지역 경제와 문화를 꽃피웠다. 비록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건물이 소실되었으나, 본관이었던 세병관은 여전히 웅장한 자태로 남아 통영의 뿌리를 증명한다. 통제영의 역사는 통영이 단순한 항구 도시를 넘어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도시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자연이 빚어낸 한려수도의 비경은 미륵산 정상에서 그 정점을 찍는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이곳은 국립공원 100경 중 으뜸으로 꼽히며, 맑은 날에는 지리산 천왕봉과 일본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전망대 근처의 '귀신 잡는 해병' 표지판은 6.25 전쟁 당시 통영상륙작전의 승전보를 전하던 종군기자의 문구에서 유래했다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전한다. 산 아래로 펼쳐진 섬들의 군무는 왜 이곳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지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통영의 골목길은 예술가들의 영감으로 가득 차 있다. 동쪽 비탈 마을인 동피랑은 철거 위기를 딛고 벽화 마을로 거듭나며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고, 서쪽의 서피랑은 유치환과 김춘수 등 문학인들의 감성을 담은 소박한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통영반도와 미륵도를 잇는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은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토목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바다 밑 13m 아래를 걷다 보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배의 진동이 느껴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이는 통영만이 가진 입체적인 매력을 더해준다.예술의 향기는 시내 곳곳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과 소설 '토지'의 박경리, '꽃'의 시인 김춘수 등 한국 예술사의 거성들이 모두 통영 출신이다. 특히 화가 이중섭은 피란 시절 통영에서 2년간 머물며 '황소'와 '흰소' 등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는데, 이 시기는 그의 예술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르네상스로 평가받는다. 매년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와 박경리 기념관, 윤이상 기념관 등은 통영이 왜 '예술가를 낳는 땅'이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는 문화적 자산들이다.통영 여행의 완성은 오감을 자극하는 미식에 있다. 봄철의 별미인 도다리쑥국은 해풍을 맞고 자란 쑥과 자연산 도다리가 만나 비린 맛 없이 향긋하고 시원한 국물 맛을 자랑한다. 통영 특유의 술 문화인 '다찌'는 정해진 메뉴 없이 그날의 제철 해산물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지는 풍성함의 극치다. 여기에 멍게비빔밥과 충무김밥, 달콤한 꿀빵까지 더해지면 통영의 맛을 온전히 느꼈다고 할 수 있다. 호국과 예술, 그리고 미식이 어우러진 통영의 봄은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축복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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