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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과 두부의 만남, 강릉 초당동의 변신 -
2030 취향 저격, 신진 작가들 수원서 날았다
- AI 시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묻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단 몇 초 만에 요약해 주는 생성형 AI 시대에 우리는 정보의 가치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선보이는 주제기획전 '알렉사에게'는 고대 지식의 상징이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현대의 AI 비서 알렉사를 교차시키며 기록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류가 지식을 분류하고 통제하려 했던 욕망이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변모했는지 날카롭게 파고든다.전시 공간은 이메일 시스템의 논리를 빌려 독특하게 설계되었다. 과거의 기록과 현실의 인식 조건을 다루는 제1전시실은 '보낸 편지함'으로, 데이터의 축적과 새로운 기록 방식을 제안하는 제2전시실은 '받은 편지함'으로 명명되었다. 화려한 시각적 장치보다는 미술 자료를 수집하고 보존하는 아카이브 전문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간 구성에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관람객은 마치 거대한 정보의 미로를 탐험하는 연구자가 된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전시장 초입에서 만나는 성능경의 '현장 6'은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의 신문 보도 사진을 재구성한 작업이다. 작가는 특정 정보를 강조하거나 편집할 때 사용되는 기호들을 활용해 뉴스 이미지를 하나의 거대한 지도로 변환시켰다. 미술관 측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브에 잠들어 있던 당시의 원문 기사들을 역추적해 종이 신문 형태로 재현해 놓음으로써 아날로그 기록의 물리적 실체를 체감하게 한다.기술의 변화를 물질적 관점에서 해석한 신작들도 눈길을 끈다. 노송희 작가는 '드리프트 드래프트'를 통해 꽃 사진엽서 한 장이 반복적인 스캔과 인쇄 과정을 거치며 원본성을 잃어가는 데이터의 순환 경로를 시각화했다. 이는 무한 복제되는 디지털 정보 시대에 원본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박지호의 '하나부터 열까지'는 드로잉 머신과 알고리즘을 결합해 생성형 AI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구조적 원리를 해체하며 기술 이면의 논리를 드러낸다.이번 전시는 1980년대의 종이 매체부터 2020년대의 생성형 AI에 이르기까지 지난 50년간 인류가 마주해 온 정보 과잉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시각적 화려함이나 즉각적인 감동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다소 정적인 구성일 수 있으나, 매일같이 쏟아지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홍수 속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관객은 수동적인 수용자에서 벗어나 미술관이 분류해 놓은 정보들 사이를 능동적으로 유영하게 된다.데이터를 분류하고 체계화하려는 인간의 시도는 시대에 따라 도구만 바뀌었을 뿐 본질적인 욕구는 동일하다는 점을 전시는 시사한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이번 기획을 통해 아카이브가 단순히 과거를 보관하는 창고가 아니라, 현재의 기술 환경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살아있는 연구의 장임을 증명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기록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26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 강릉 경포해변, 7월엔 맥주에 취하고 솔숲에 눕는다
강원도 강릉시가 본격적인 피서철의 시작을 알리는 경포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2026 제6회 강릉 비치비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오는 7월 3일부터 사흘간 경포해변 중앙광장과 백사장, 송림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여름 바다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동해안 특유의 고즈넉한 여유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복합 문화 축제로 기획되었다. 시는 기존에 중앙광장에 집중되었던 행사 구역을 백사장과 인근 해송 숲까지 대폭 확장하여 관람객들에게 더욱 넓고 쾌적한 축제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자연과 휴식을 결합한 '그린웨이브' 구역의 강화다. 강릉의 상징인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새롭게 조성되는 '솔멍존'은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이곳에는 송림 사이사이에 피크닉 공간과 사운드쿨링존이 마련되어, 시원한 음악과 함께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축제를 넘어 강릉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시도다.반면 백사장과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블루웨이브' 구역은 축제의 활기찬 에너지를 책임진다. 이곳에서는 DJ 공연과 EDM 파티, 버블타임 등 젊은 층을 겨냥한 역동적인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특히 물총대전과 맥주 올림픽, 그리고 해변을 달리는 '비어런' 등 관람객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참여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보강되어 축제의 몰입감을 높였다. 낮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게임을 즐기고, 밤에는 화려한 무대 공연을 감상하는 이원화된 운영 방식이 돋보인다.먹거리와 즐길 거리의 규모도 역대급이다. 지난해 65개였던 참여 업체는 올해 83개로 늘어나 더욱 풍성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전국 각지에서 엄선된 20여 개의 수제 맥주 부스는 물론, 강릉의 특색을 담은 로컬 푸드와 브랜드 팝업스토어, 플리마켓이 행사장을 가득 채운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비치비어 한정판 맥주'가 제작되어 애호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각 부스에서는 지역 상권과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콘텐츠도 다채롭다. 백사장 한복판에서 즐기는 친환경 맥주 피크닉과 맥주 블라인드 테스트, 그리고 주문한 맥주를 해변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등은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설무대에서는 전국 버스킹 대회 본선 무대가 열려 실력파 뮤지션들의 감미로운 선율이 경포의 밤바다를 수놓는다. 시는 안전한 축제 진행을 위해 구역별 안전 요원을 배치하고 과도한 음주를 방지하는 캠페인도 병행할 계획이다.강릉시는 이번 페스티벌이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 해변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낮에는 파도와 함께 액티비티를 즐기고, 저녁에는 솔숲에서 맥주와 함께 쉬어가는 강릉만의 독보적인 축제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경포해변의 푸른 파도와 해송 숲의 향기가 어우러진 이번 맥주 축제는 올여름 강릉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잊지 못할 낭만과 추억을 선사하며 동해안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무등산 용추계곡, 상수원이 품은 '비밀의 숲'
광주의 영산 무등산 장불재 샘골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고산 초원을 지나 도심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용추계곡이라는 숨겨진 비경이 자리한다. 해발 900m 높이에서 시작된 물길은 용추폭포를 거쳐 제2수원지에 머물며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수가 된다. 약 4km에 걸쳐 이어지는 이 계곡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무등산 내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연림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걷는 내내 태고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청량한 물소리와 숲의 숨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합창이다. 제2수원지 정문 옆으로 난 좁은 오솔길을 따라 발을 들이면 도심의 소음은 어느덧 멀어지고 깊은 산중의 고요함이 온몸을 감싼다. 무릎 높이까지 자란 풀들이 길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이슬 머금은 풀잎을 헤치며 나아가는 과정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설렘을 준다. 바짓단을 적시는 차가운 감촉과 코끝을 스치는 진한 흙내음은 잊고 지냈던 유년 시절의 산행 기억을 소환하며 마음의 긴장을 해제시킨다.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비로소 계곡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바위틈을 굽이치며 흐르는 물은 곳곳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낮은 단차를 이용해 앙증맞은 폭포들을 빚어낸다.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숲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 작은 물줄기들은 용추계곡만의 깊은 정취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물길의 정점에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은 용추폭포가 자리하는데, 폭포 아래 깊게 패인 소(沼)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계곡을 벗어나면 길은 점차 가팔라지며 숲의 밀도를 높인다. 서늘한 계곡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줄 무렵, 만연산과 너와나목장 등 여러 갈래길이 만나는 길목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부터 무등산의 상징적인 쉼터인 중머리재까지는 약 400m의 짧지만 가파른 구간이 이어진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과 바람에 흔들리는 숲의 노래가 지친 산객을 응원한다. 배낭끈을 다시 조여 매고 마지막 오르막을 넘어서면 마침내 시야가 탁 트이는 고개에 서게 된다.해발 617m에 위치한 중머리재는 스님의 머리처럼 둥글고 나무가 없는 넓은 초지로 이루어져 있다. 예부터 광주와 화순을 잇던 옛길의 중심이자 무등산 등반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만남의 광장이다. 이곳에 서면 방금 지나온 안양산과 만연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산행의 성취감을 극대화한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수많은 이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 이곳은 무등산의 심장부로서 시민들의 희망과 염원을 오랫동안 품어온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두 달여 전 첫발을 뗐던 무돌길 트레킹은 용추계곡의 맑은 물과 중머리재의 시원한 바람을 만나며 절정에 달했다.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걸어온 여정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행위를 넘어 자연과 교감하며 내면을 정돈하는 시간이 되었다. 무등산은 용추계곡의 원시림과 중머리재의 너른 품을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산행을 마친 이들의 마음속에는 초록빛 이끼와 맑은 물소리로 기억될 또 하나의 계절이 깊게 새겨졌다.
- 공복 커피 끊기보다 급한 '간 건강' 체크리스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셜미디어상에는 확인되지 않은 의학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빈속에 마시는 커피가 간세포를 파괴한다는 괴담이 퍼지며 공복 아메리카노를 끊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복 커피가 간을 망친다는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최신 국제 진료지침에 따르면 적당량의 커피 섭취는 간 손상 개선과 긍정적인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공복 커피가 유발하는 실제 불편함은 간이 아닌 위장 장애나 속쓰림에 가깝다.정작 간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은 커피 한 잔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늦은 밤 습관적으로 찾는 야식은 간의 해독 시간을 빼앗기 때문이 아니라,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해 지방간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2025년에 발표된 대규모 관찰연구에서도 심야 간식 섭취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이나 피자와 같은 고지방 음식과 정제 탄수화물은 간에 중성지방을 쌓이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물 대신 마시는 단 음료 역시 간에는 독이나 다름없다. 가당 커피나 과일 음료에 포함된 과당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는데, 씹는 과정 없이 빠르게 흡수되는 액상 과당은 간의 지방 합성을 촉진한다. 2024년 유럽의 최신 지침에서도 지방간 환자에게 초가공식품과 가당 음료를 엄격히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공복 커피를 끊었다고 안심하며 설탕이 듬뿍 든 과일 주스로 아침을 대신하는 행위는 오히려 간 건강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초래한다.약물의 중복 복용 또한 간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감기약이나 두통약에 흔히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하루 4,000mg이라는 명확한 한계치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이름의 약이라도 성분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급성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제품의 브랜드명보다 성분명과 함량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다. 진통제라고 해서 무조건 간에 나쁘다는 편견보다는 정확한 용법과 용량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술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바로잡아야 한다. 소량이라도 매일 마시는 술은 간이 회복할 틈을 주지 않아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인다. '간 회복 시간'이라는 개념이 의학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매일 마시는 습관은 알코올 섭취량을 누적시켜 간세포를 지속적으로 손상시킨다. 반주 한 잔이 일상이 되는 순간 간의 해독 능력은 한계에 다다르며, 이는 결국 돌이키기 힘든 간 질환의 시초가 된다.결국 간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자극적인 가짜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하는 데 있다. 공복 커피를 끊는 사소한 실천보다 밤마다 이어지는 과식과 단 음료, 습관적인 음주를 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오늘 내가 마신 음료에 설탕이 얼마나 들었는지, 무심코 먹은 약들이 중복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간은 침묵의 장기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일상의 나쁜 습관들을 하나씩 걷어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식전 키위 한 알, 혈당 스파이크 막는 비결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4명이 당뇨병 전단계에 진입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혈당 관리는 이제 특정 환자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건강 과제가 되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약 41%가 당뇨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이는 평소 식습관 교정이 절실한 인구가 우리 사회의 절반에 육박함을 시사한다. 많은 이들이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가장 먼저 탄수화물과 과일을 식단에서 배제하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절제보다 영양소의 조화를 고려한 전략적 섭취를 강조하고 있다.과일은 단순한 당 덩어리가 아니라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이 응축된 천연 영양 공급원이다. 가공된 디저트나 액상 과당 음료는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지만, 생과일 원물은 식이섬유가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완충 작용을 한다. 혈당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과일을 완전히 끊으면 오히려 필수 미량 영양소 섭취 기회를 잃게 되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과일을 배척하기보다 혈당 지수(GI)가 낮은 종류를 선별해 적정량을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혈당 조절의 승부처는 탄수화물의 소화 속도를 결정짓는 식이섬유에 있다. 식이섬유는 장 내에서 음식물과 섞여 포도당이 혈액으로 유입되는 속도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한 식품은 음식물의 부피를 늘려 포만감을 주고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식사 중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한국인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임으로써 식후 혈당 반응을 한층 완만하게 조절할 수 있다.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과일이 바로 키위다. 키위는 저혈당 식품의 기준인 GI 지수 55보다 낮은 51을 기록하며, 풍부한 식이섬유와 유기산을 함유해 당 흡수를 효과적으로 늦춘다. 특히 키위 한 알에는 약 2.3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 다만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즙이나 스무디 형태보다는 과육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원물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식이섬유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섭취 시점 또한 혈당 관리의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기 약 30분 전에 키위와 같은 식이섬유 풍부 과일을 미리 먹었을 때 식후 혈당 최고치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밥이나 면을 주식으로 하는 식문화에서 과일을 후식이 아닌 '전식'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결국 지속 가능한 혈당 관리는 특정 음식을 금기시하는 공포 마케팅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식습관을 설계하는 데서 시작된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활동량에 맞춰 적절한 과일 종류와 섭취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일상에서 혈당을 다스리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무작정 굶거나 과일을 멀리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섭취 기준을 세우고, 자연 원물이 주는 영양적 이점을 충분히 누리며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 식후 즉시 설거지, '독한' 게 아니라 '불안' 때문?
식사를 마치자마자 싱크대로 직행하는 사람들을 향해 주변에서는 흔히 '독하다'거나 '피곤하게 산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하지만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부지런함을 넘어 내면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정교한 심리적 기제와 맞닿아 있다. 휴식보다 정리를 우선시하는 습관은 개인의 스트레스 관리 방식과 인지적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들은 가만히 앉아 고민하기보다 즉각적인 행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하다.첫 번째 특징은 행동을 통해 불안을 해소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명상이나 대화에 집중하는 이들과 달리, 이들은 몸을 움직여 눈앞의 무질서를 해결함으로써 통제감을 회복한다. 직장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을 때 갑자기 책상을 정리하거나 집안 청소에 몰두하는 행위는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고민 대신 당장 처리 가능한 작은 과업에 집중하여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방어 기제다. 청소는 이들에게 단순한 노동이 아닌 감정을 다스리는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두 번째는 미완성된 과업을 견디지 못하는 '자이가르닉 효과'의 발현이다. 뇌는 끝나지 않은 일을 긴장 상태로 기억하기 때문에, 싱크대에 쌓인 그릇은 이들에게 지속적인 인지적 부하를 준다. 설거지가 끝나기 전까지는 뇌의 한구석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들은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불균형이나 어질러진 상태를 기민하게 포착하는 높은 관찰력을 지니고 있다. 삐뚤어진 액자나 바닥의 먼지가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이를 고쳐야 할 목록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정리를 끝내기 전까지는 온전한 휴식이 불가능하다.공간의 질서가 곧 사고의 질서로 이어지는 특성도 두드러진다. 시각적으로 어수선한 환경은 뇌가 처리해야 할 정보량을 늘려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이들에게 설거지는 주방을 치우는 행위를 넘어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을 정돈하는 과정이다. 업무 시작 전 책상을 먼저 닦아야 일이 손에 잡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이들은 타인의 도움보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마무리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상대에 대한 불신보다는 '완성된 상태'에 대한 본인만의 명확하고 엄격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계획성과 준비성 또한 이들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다음 날 아침의 쾌적한 시작을 위해 잠들기 전 주방을 완벽히 정리하는 습관은 미래의 변수를 통제하려는 성향에서 비롯된다.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하거나 여행 짐을 철저히 챙기는 모습 역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즉흥적인 상황보다는 미리 짜인 일정 안에서 움직일 때 비로소 심리적 해방감을 느끼며, 쉬는 시간조차 계획의 일부로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식후 즉시 설거지를 마치는 습관은 단순한 청결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내면의 평온을 유지하려는 적극적인 심리 활동이다. 비록 주변에서는 과해 보일 수 있으나, 이들은 자신만의 질서를 구축함으로써 외부의 혼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한다. 책임감이 강해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들에게 정돈된 공간은 세상과 마주하기 전 에너지를 충전하는 가장 안전한 요새가 된다.
- 8만 명 홀린 서울사진축제, 5년 만의 화려한 귀환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문을 연 서울사진축제가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진행된 '2026 서울사진축제'가 누적 관람객 8만 명을 돌파하며 성황리에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시민들이 사진을 매개로 소통하고 창작하는 복합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며,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올해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컴백홈(Come Back Home)'이었다. 새롭게 개관한 사진 전용 미술관을 '사진의 집'으로 명명하고,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물리적 의미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얽힌 정서적 장소로 재조명했다. 오석근, 박형렬, 한영수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 23팀이 참여하여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한 '집'의 풍경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렌즈를 통해 투영된 집의 경계와 연대, 그리고 이동의 역사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축제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보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읽고, 말하고, 공유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의 확장에 있었다. 축제 기간 마련된 아티스트 토크와 워크숍 등에는 1,2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사진 예술에 대한 대중의 높은 갈증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개리 위노그랜드' 관련 프로그램은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사진 애호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시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프로젝트 역시 축제의 백미였다. 사진 공유 프로젝트인 '집-들이!'에는 전국 각지에서 200여 건의 작품이 접수되어 시민들의 일상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중 엄선된 32점의 작품은 미술관 로비에서 별도의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문가의 시선과 시민의 기록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은 이번 축제가 지향한 '모두의 사진축제'라는 슬로건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다.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사진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 행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사진미술관이라는 전용 공간에서 재개된 만큼, 향후 더욱 전문적이고 다각화된 기획을 통해 사진 예술의 저변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진이 가진 기록과 예술의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시도를 지속할 예정이다.이번 축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강력한 연결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60일간 미술관을 가득 메운 8만 명의 발걸음은 사진이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을 기록하고 위로하는 보편적인 언어임을 증명했다.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이 남긴 기록과 기억은 서울시립 사진미스트관의 새로운 역사로 남게 되었다. 행사는 종료되었으나 선정된 시민 작품 전시는 오는 7월 5일까지 이어지며 축제의 여운을 이어갈 전망이다.
- 33억 낙찰 분청사기, 80년 방황 끝 보물 됐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분청사기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세계 미술 시장을 뒤흔들었던 유물이 마침내 국가 지정 문화유산인 보물 반열에 올랐다. 국가유산청은 26일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을 비롯해 사찰 벽화와 불교 조각 등 총 5건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지정된 편병은 15세기에서 16세기 사이 전라도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투박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조선 특유의 미학이 응축된 걸작으로 손꼽힌다.해당 편병은 물레로 빚은 둥근 몸체를 두드려 납작하게 만든 '자라 모양'의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 면에는 물살을 가르며 역동적으로 헤엄치는 물고기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으며, 반대편에는 현대적인 감각의 기하학적 선문이 조화를 이룬다. 국가유산청은 이 유물이 지닌 독창적인 구성과 뛰어난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며, 조선 초기 분청사기의 변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대체 불가능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이 유물의 보물 지정이 더욱 뜻깊은 이유는 굴곡진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귀환의 서사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일본인 소장가에 의해 국외로 반출된 편병은 이후 여러 수집가의 손을 거치며 타지를 떠돌았다. 그러다 지난 2018년 뉴욕 경매 시장에 등장했고, 당시 낮은 추정가의 20배가 넘는 약 33억 2,500만 원에 낙찰되며 분청사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랜 방황 끝에 고국으로 돌아와 국가적 보호를 받게 된 과정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게 되었다.사찰의 예술적 가치를 담은 벽화들도 나란히 보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임진왜란 이후 불교 재건 과정에서 나타난 삼불 신앙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구현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특히 관음보살도와 달마대사 벽화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는 후불벽 뒷면에 그려진 백의관음보살의 자비로운 모습을 통해 당시 유행하던 불화의 양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도난의 아픔을 딛고 되찾은 불교 유산들도 이번 보물 지정에 포함되어 의미를 더했다. 1989년 완주 위봉사에서 도난당했다가 2016년 기적적으로 회수된 목조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17세기 초 보살상 중에서도 드문 대규모 크기를 자랑하며 조각사 연구의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18세기 화승 의겸의 화풍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 역시 당대 불화 도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확정되었다.이번 대규모 보물 지정은 해외 환수 문화재와 도난 회수 유물, 그리고 사찰 건축과 일체를 이루는 벽화의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된 보물들이 체계적으로 보존되고 전승될 수 있도록 지자체 및 소장처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우리 선조들의 예술적 혼이 깃든 유산들이 국가의 보호 아래 본연의 빛을 발하게 됨에 따라, 문화유산을 향한 국민적 관심과 보존 의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국방부, K-자폭드론 조기 배치
국방부가 현대전의 핵심 병기로 부상한 드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인 'K-LUCAS'의 전력화 시기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당초 2030년대 중반으로 예정됐던 자폭 무인기 배치 계획을 2030년 이전으로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 전쟁에서 저비용 고효율 무기체계인 드론이 적의 고가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양상을 반영한 결정으로, 우리 군의 타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군 당국은 자폭 드론 외에도 근거리 정찰 및 소형 자폭 드론 등 소모성 드론 2만 대를 2030년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군집 드론 등 차세대 전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며, 단기적으로는 전방 접적 지역에 대드론 체계를 우선 배치해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응한다. 특히 성능이 검증된 민간 상용 장비를 내년부터 야전에 즉시 투입하는 등 획득 절차를 간소화하여 전력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도 병행한다.이번 정책의 핵심 중 하나는 지난 정부 시기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국방부는 기존 드론작전사령부를 정책 및 획득 지원 전문 조직인 '국방드론본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창설 당시 제기됐던 각 군과의 임무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작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드론사가 보유했던 작전권은 각 군으로 분산되며, 조직은 소장급이 이끄는 국방부 직속 본부 체제로 재편되어 산업계 및 기관과의 협력을 전담하게 된다.드론작전사령부 해체에 따라 예하 부대 인력과 장비는 각 군 특성에 맞춰 재배치될 예정이다. 활주로 운용이 필수적인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MUAV)는 공군이 관할하며, 나머지 전력들도 감시와 타격 임무에 따라 육·해·공군 및 해병대로 복귀한다. 국방부는 이를 통해 특정 부대에 집중됐던 드론 운용 권한을 각 군으로 넓혀, 모든 군이 감시와 타격 작전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첨단 전력의 신속한 도입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민간의 우수한 기술을 군에 실증한 뒤 즉각 도입할 수 있도록 '신속획득체계' 구축을 위한 법 제정에 나선다. 상용 드론을 군용으로 전환하는 인증 체계를 간소화하여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춘 전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기존의 경직된 무기 획득 절차로는 급변하는 드론 기술과 전장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국방부는 모든 장병이 드론을 개인화기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50만 드론 전사' 양성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를 위해 교육용 상용 드론 6만여 대를 현장에 보급하여 장병들의 숙련도를 높일 예정이다. 국방부는 현재 일부 부대에 국한된 드론 운용 체계를 전 군으로 확산시켜 각 군이 고유의 임무에 최적화된 드론 전술을 발전시키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국방드론본부는 신설 직후 각 군의 소요를 발굴하고 획득을 지원하는 실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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