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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발자국에 동굴 탐험까지…국가유산 여행판 커졌다 -
성균관, 전국 향교 의례 표준 세운다 -
“괜찮아졌으니 다행?”…뇌졸중 전조일 수 있습니다 -
에버랜드 사파리를 걷는다…‘와일드 사바나’ 12일 개막
- 김애란, 7년 만에 산문집…“시간의 냄새 담았다”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은 김애란이 7년 만에 새로운 산문집을 선보였다. 2002년 스물셋의 나이로 등단한 뒤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어느덧 문단에 발을 들인 지 25년을 바라보고 있다. 두 번째 산문집 <그랬다고 적었다>에는 첫 산문집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마주한 사람과 삶에 대한 생각이 담겼다.이번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버지를 향한 시선이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여러 편에 걸쳐 등장한다. 김애란은 아버지와 직접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기록하기도 했다.김애란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 기록이 작품을 만들기 위한 취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언젠가 흩어져 사라질 수 있는 가족의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었고, 훗날 형제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다.아버지는 김애란 문학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존재였다. 첫 단편집의 제목부터 <달려라, 아비>였지만, 젊은 시절 그가 바라본 아버지는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 쉽지 않은 대상이었다. 실제 삶을 직접적으로 옮기기보다는 허구와 상상을 활용해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아버지를 바라봤다.김애란은 당시에는 아버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이 자신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느꼈으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야기를 허구적인 방향으로 풀어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우회해 아버지를 바라본 끝에 이제는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번 산문에서 그려진 아버지는 오랜 세월 자신의 일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이발소를 운영했던 그는 병으로 의식이 흐려진 상황에서도 눈을 감은 채 허공에서 가위를 움직였다.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일’이라고 답했지만, 떨리는 손 때문에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이어졌다.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눈가가 젖는 모습도 책에 담겼다.아버지를 바라보는 김애란의 시선은 인공지능(AI)이라는 동시대의 변화와도 연결된다. 아버지의 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시기, 그는 챗GPT와 대화를 나누며 위안을 얻었던 경험을 책에 기록했다. 가장 똑똑한 존재라고 여겨지는 AI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궁금했고, 동시에 위로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흥미로운 점은 같은 시기에 아버지는 점차 언어를 잃어가고 있었던 반면 AI는 언어를 빠르게 습득하며 발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애란은 처음부터 두 대상을 비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쇠락과 불완전함, 그리고 점점 정교해지는 기술의 모습이 서로 대비돼 보였다고 밝혔다.그가 바라보는 인간과 AI의 차이는 ‘망설임’에서도 드러난다. 김애란은 과거 한 방송에서 AI와 사람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을 꼽았다. 사람의 주저하는 태도 안에는 배려와 품위가 담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후 AI 관련 강연이나 행사 요청이 이어졌지만 자신을 전문가로 규정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대부분 고사하고 있다.그럼에도 언어를 다루는 작가로서 AI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애란은 AI에 대해 기대와 호기심뿐 아니라 불안과 걱정도 함께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특정한 입장을 정해놓기보다는 우려가 조금 더 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산문집의 출발점에는 작가 자신의 문학관도 자리한다. 김애란은 몇 년 전부터 자신의 ‘농도’를 조금씩 낮추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썼다.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비워진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서고 또 다른 삶이 채워지는 듯한 순간을 경험하면서부터다.작품 활동 초기 자신을 중심으로 한 1인칭의 세계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3인칭으로 시선을 넓히려는 변화도 나타난다. 그는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분명하게 기록한 뒤 산문집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표제작 <그랬다고 적었다>에서는 글을 쓰고 읽는 행위에 대한 그의 확고한 생각도 드러난다. 김애란은 글쓰기를 단순한 직업이나 취미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직업으로서의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글을 읽고 쓰는 방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다만 작가 자신은 이러한 태도가 확신에서 비롯된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해 웃으며 실제로는 늘 불안과 혼란 속에서 글을 쓴다고 말했다. 결과물만 보면 단단한 자세로 글을 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신에게 좋은 글은 오히려 고민 끝에 붙잡게 된 생각과 마음에 기대어 완성한 글이라는 설명이다.책의 첫머리에는 ‘그랬다’고 적는 동안 떠올린 얼굴을 향한 문장이 자리한다. 김애란은 자신의 또래 독자들이 많은 만큼 책 속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하게 될 어려움을 함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이미 지나온 일이거나 앞으로 자신이 겪게 될 일이라는 생각 속에서 독자의 얼굴을 떠올렸다는 것이다.마지막에는 비교적 가벼운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했다. 코트 수선과 관련된 허풍 섞인 일화를 배치해 앞부분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웃으며 책장을 덮기를 바랐다고 했다. 초기 작품에서 보여준 밝은 분위기의 흔적을 마지막에 다시 남긴 셈이다.김애란은 책을 읽는 것을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에 비유해왔다. 집을 떠난 뒤에도 그곳의 공기가 몸에 남듯 책을 덮은 뒤에도 작품의 분위기가 독자에게 남는다는 의미다. 이번 산문집을 나선 뒤 남을 냄새를 묻는 질문에는 잠시 고민한 끝에 ‘물비린내’라고 답했다.흐르는 강이나 바다를 다녀온 뒤 옷에 자연스럽게 배는 냄새처럼, 이번 책에는 시간이 지나며 남은 흔적이 스며 있다는 설명이다. 김애란은 세월을 강물에 빗대며 이번 산문집에 담긴 것은 결국 시간의 냄새, 물비린내나 바깥바람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오페라의 유령’, 서울서 40주년 무대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글로벌 40주년을 맞아 특별한 한국어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번 한국어 프로덕션은 서울에서만 약 2개월 동안 한정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2026년은 작품의 한국 초연 25주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한국어로 제작된 공연은 지난 25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무대에 오른 바 있어 이번 공연은 오랜만에 돌아오는 한국어 프로덕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한국 뮤지컬 시장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공연 제작과 유통, 마케팅 등 당시 국내에 익숙하지 않았던 선진적인 공연 시스템을 도입하며 국내 뮤지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작품을 상징하는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역시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하 미궁과 샹들리에를 활용한 무대 연출,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세대를 넘어 꾸준히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았다.새롭게 작품을 접하는 관객에게는 생애 첫 뮤지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과거 공연을 관람했던 팬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동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다.한국 초연부터 모든 시즌에 참여해온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은 작품이 한국에 돌아올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과 지지가 있었기에 오랜 기간 작품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 역시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 뮤지컬 산업화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이면서 관객에게 꾸준히 설렘을 안겨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40주년과 한국 초연 25주년이 겹치는 만큼 이번 공연을 관객들과 함께 기념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작품의 세계적인 기록도 눈길을 끈다.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 52개국, 217개 도시에서 23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누적 관객은 1억6000만 명에 이른다. 수많은 작품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공연계에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관객을 만난 대표적인 장기 흥행작으로 꼽힌다.198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데 이어 1988년 미국 뉴욕에서도 무대에 오른 ‘오페라의 유령’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30년 넘게 동시에 공연된 유일한 작품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연극과 뮤지컬을 통틀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공연된 작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렸다.세계 주요 시상식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토니상과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상 등을 비롯해 70개가 넘는 부문에서 수상하며 뮤지컬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작품의 음악은 현대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맡았다. 대표곡 ‘더 팬텀 오브 디 오페라’를 비롯한 주요 넘버들은 웅장한 선율과 섬세한 감성을 오가며 등장인물의 감정을 표현한다. 마리아 비욘슨이 제작한 무대와 의상 역시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화려함과 낭만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40주년과 한국 초연 25주년을 동시에 맞은 이번 한국어 공연은 오는 12월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은 2027년 2월 28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 차병원, 줄기세포 불러 뼈 재생까지 유도하는 ‘능동형 골재생 소재’ 개발
손상된 뼈를 단순히 받쳐주는 데 그치지 않고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유도한 뒤 뼈세포로의 분화까지 촉진하는 새로운 골재생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골재생용 생체소재가 결손 부위를 물리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에 집중했다면, 이번 소재는 세포의 이동과 분화 과정에 직접 관여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는 평가다.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은 정형외과 이순철 교수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유도하면서 동시에 골분화를 촉진할 수 있는 차세대 골재생 스캐폴드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뼈가 손상된 이후 나타나는 자연적인 재생 과정을 하나의 생체소재 안에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스캐폴드의 표면에는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SDF-1’을 결합했다. 소재 내부에는 칼슘과 젖산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젖산칼슘을 적용했다.작동 방식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골조직이 손상된 초기에는 스캐폴드에 포함된 SDF-1이 주변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손상 부위로 끌어들이고, 이후 소재에서 젖산과 칼슘이 공급되면서 유입된 줄기세포가 뼈를 형성하는 세포로 분화하도록 돕는 구조다.연구팀은 식물에서 유래한 셀룰로오스와 생체적합성 고분자를 기반으로 소재를 제작했다. 여기에 줄기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신호와 골형성을 촉진하는 생화학적 신호를 함께 구현함으로써 단순한 지지체를 넘어 실제 조직 재생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젖산의 역할이다. 연구진은 젖산이 사람 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에 존재하는 ‘OR5AN1’ 수용체와 연계돼 세포 내부의 칼슘 신호를 증가시키고 골형성과 관련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이는 그동안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던 젖산을 골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생체 신호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전을 통해 줄기세포가 골조직 형성에 적합한 방향으로 분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동물실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개발된 스캐폴드를 적용한 실험군에서는 새로운 뼈가 형성되는 정도가 개선됐으며, 새롭게 생성된 골조직의 성숙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재생의료 분야에서는 이번 연구가 골재생 소재의 기능적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재생 소재는 단순히 뼈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을 넘어 실제 세포가 재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줄기세포의 이동과 골분화에 필요한 신호를 하나의 소재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능성 골재생 소재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동물 실험을 비롯해 장기간의 안전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향후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골절이나 광범위한 골결손뿐만 아니라 인공관절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골재생 문제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이순철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손상된 부위에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모으고, 유입된 세포가 스스로 뼈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생체소재를 구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향후 골절과 골결손 치료는 물론 인공관절 수술 이후 골재생 등 다양한 정형외과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해당 학술지는 영향력지수(IF) 13.2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도 이름을 올렸다.
- 유키마사 이다, 한국 첫 개인전 개최…기억과 순간을 캔버스에 담다
차세대 일본 회화 작가로 주목받는 유키마사 이다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과 대구의 우손갤러리, 경주 오아르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기 다른 작품과 주제를 선보이며 작가의 회화 세계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1990년 일본 돗토리현에서 태어난 유키마사 이다는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를 전공했다. 2016년 CAF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에는 포브스 재팬이 선정한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2023년에는 요나고시미술관과 교토 교세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젊은 작가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왔다.이번 전시는 장소에 따라 서로 다른 작품군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우손갤러리 대구에서는 대형 인물화와 풍경화, 새롭게 시작한 '반 고흐' 시리즈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는 10년 넘게 이어온 '엔드 오브 투데이(End of Today)'를 중심으로 작가의 사적인 기억과 일상을 담은 작업을 소개한다. 경주 오아르미술관에서는 피카소의 '게르니카' 등 기존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과 경주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을 공개한다.특히 대구 전시에서 선보이는 '반 고흐' 시리즈는 실제 고흐의 초상을 재현하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작가는 고흐를 떠올릴 때 그의 얼굴보다 해바라기와 밀밭, 자화상 등 작품의 이미지가 먼저 기억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고흐의 얼굴과 대표적인 회화 이미지를 화면에 함께 녹여내고 두터운 물감과 거친 붓질을 활용해 자신만의 고흐를 표현했다.작가에게 인물은 오랫동안 중요한 소재였다. 가족과 친구, 자신에게 영향을 준 멘토 등이 작품에 등장하지만, 단순히 특정 인물을 기록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물을 통해 시간이 지나며 흐릿해지는 기억과 존재의 흔적을 회화에 남기고자 한다. 때문에 화면 속 인물은 선명한 얼굴 대신 흐릿하거나 뒤틀린 형태로 표현된다.풍경화에서도 이러한 관심은 이어진다. 최근 영국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고흐가 생애 마지막 시기를 보낸 프랑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머물며 같은 장소를 시간대별로 관찰하고 그림으로 옮겼다. 빛과 날씨가 계속 달라지는 과정에서 눈앞의 풍경과 작가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이러한 작업은 의도하지 않은 이미지와 우연한 변화까지 회화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무의식'과 '무작위'에 대한 탐구로 확장된다.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일본의 표현인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다. 이는 평생 단 한 번뿐일 수 있는 만남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작가는 젊은 시절 묘비 제작과 장례 관련 일을 경험하고 인도 여행을 통해 죽음과 삶을 가까이에서 마주하면서 하루하루의 순간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철학은 매일 하루를 돌아보고 그날의 감정과 기억을 그림으로 남기는 '엔드 오브 투데이' 프로젝트에도 이어진다. 10년 이상 지속된 이 작업은 작가 개인의 일기이자 시간이 쌓이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유키마사 이다의 이번 전시는 기억과 현실, 우연과 의식 사이에서 회화가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보여준다. 우손갤러리 서울·대구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경주 오아르미술관 전시는 내년 3월 1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 전북의 가을 사용법…축제장에서 먹고 걷고 머물기
전북의 가을 축제가 달라지고 있다. 축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돌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에 머물며 먹고 체험하고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31일 전북지역 지자체들에 따르면 9월 무주와 장수, 진안을 시작으로 10월 완주와 김제까지 대표 축제가 차례로 열린다. 올해 축제들의 공통 키워드는 체류, 소비, 지역성이다. 각 지자체는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과 농특산물을 앞세우고, 축제장 운영 관리도 강화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먼저 무주는 밤의 자연을 축제 콘텐츠로 삼는다. 제30회 무주반딧불축제는 9월 4일부터 12일까지 무주읍 일원에서 열린다. 반딧불이를 주제로 한 생태축제답게 반딧불이 신비탐사와 생태탐험, 반디캠핑 등이 마련된다.이 축제의 특징은 무주의 청정 자연을 직접 경험하게 한다는 점이다. 관광객은 반딧불이 서식지를 찾아가 빛을 관찰하고, 캠핑을 통해 자연 속에서 머무는 시간을 갖는다. 공연 중심 축제가 아니라 자연 자체를 무대로 삼은 셈이다.박찬주 무주반딧불축제위원장은 “1997년 ‘자연의 나라 무주’를 주제로 시작한 뒤 친환경 축제 사례로 자리 잡아왔다”며 “반딧불이를 통해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장수는 붉은 농특산물로 축제의 색을 잡았다. 제20회 장수한우랑사과랑축제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의암공원과 누리파크 일원에서 열린다. 한우와 사과를 중심으로 토마토, 오미자 등 붉은색 농특산물을 더해 ‘레드푸드’ 이미지를 강조한다.행사장에서는 한우곤포 나르기, 농특산물 요리 프로그램 등 직접 참여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직거래 장터도 운영돼 관광객이 지역 농산물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축제가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장터 역할까지 맡는 구조다.진안은 홍삼을 앞세운다. 진안홍삼축제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마이산 북부 일원에서 열린다. 홍삼 관련 체험과 먹거리, 공연 등을 결합해 진안의 대표 특산물을 관광 자원으로 풀어낸다. 마이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홍삼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게 해 지역 방문 효과를 넓힌다는 구상이다.10월에는 완주와 김제가 축제 바통을 이어받는다.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열린다. 화덕구이, 로컬 부시크래프트, 시랑천 수상놀이 등 자연 속 체험 프로그램이 중심이다.완주는 특히 먹거리 운영에 힘을 싣는다. 13개 읍·면이 참여하는 로컬밥상을 통해 지역별 상징 메뉴를 선보이고,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도 마련한다. 완주군은 주민 부스 운영자 180여 명을 대상으로 위생과 운영 기준을 사전에 교육했다. 맛뿐 아니라 신뢰도 챙기겠다는 취지다.김제에서는 제28회 김제지평선축제가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벽골제 일원에서 열린다. 전통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벽골제 쌍룡놀이와 입석줄다리기가 축제의 중심을 잡고, 드론 짚공 스타디움, 짚 테마파크, 글로벌 연날리기 같은 체험형 콘텐츠가 새로움을 더한다.김제시는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음식 메뉴와 가격을 미리 점검한다. 최근 축제장 물가와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불편 요소를 줄여 다시 찾고 싶은 축제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올해 전북 가을 축제의 변화는 단순한 프로그램 확대가 아니다. 축제가 지역 관광과 경제를 잇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관광객은 축제장에서 지역 음식을 맛보고 특산물을 구매하며, 지역은 방문객의 소비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는다.무주의 반딧불이, 장수의 레드푸드, 진안의 홍삼, 완주의 로컬밥상, 김제의 지평선은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목표는 같다. 가을 손님이 전북에 더 오래 머물고, 지역의 맛과 이야기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다.
- 중국서 재판하라…여대생 살해 강사에 현지 여론 분노
한국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중국 국적 대학 강사의 범행 전후 행적이 추가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를 살해한 뒤에도 평소처럼 다음 학기 강의 일정을 공지하고, 실종 신고 과정에도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30일 채널A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인 대학 강사 정모 씨는 지난 24일 오후 9시 30분쯤 경북 경산의 한 대학 단체 채팅방에 다음 학기 수업 일정을 안내했다. 공지에는 신경해부학과 재활치료 등 강의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정 씨는 바로 다음 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정 씨의 주거지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 A씨의 시신 일부를 발견했고, 정 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피해자 A씨는 과거 정 씨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으로 알려졌다.정 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여러 지역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이후에도 그는 주변에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를 찾던 중국인 지인에게 자신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해당 지인은 한국어가 가능한 정 씨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정 씨가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정황도 확인하고 있다. 정 씨는 A씨 실종과 관련해 허위 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피해자의 옷을 입고 이동한 뒤 A씨 휴대전화 전원을 끈 혐의도 적용됐다. 이 장면은 CCTV에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정 씨의 이동 경로가 담긴 GPS 자료를 확보해 범행 전후 행적을 분석하고 있다. 또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 일부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거부했지만, 시신 유기 장소에 대해서는 비교적 협조적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사건은 중국에서도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피해자 가족이 실종 이후 중국 SNS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도 A씨의 행방에 관심이 집중됐고,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관련 검색어가 웨이보 실시간 순위에 올랐다.피의자가 피해자와 같은 중국 국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장기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송환과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주부산 중국총영사관은 한국 경찰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피의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추가 혐의를 확인하는 한편, 피해자 시신 수습과 사건 경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하정우 돌아오고 이해민 합류…청와대 AI 컨트롤타워 재정비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 AI 분야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청와대 AI 정책 라인을 새롭게 정비했다. 정부가 내세운 ‘AI 3대 강국’ 도약 목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인선으로, 기술·산업·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지난 30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하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초대 AI수석으로 활동하며 현 정부 AI 정책의 기본 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인선을 통해 청와대 내부에서 정책 설계를 맡았던 인사가 국가 차원의 AI 전략 조율 역할로 복귀하게 됐다.강 실장은 하 부위원장에 대해 “초대 AI수석으로 전문성을 입증한 인물”이라며 “앞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방향을 잡고, 산학연 역량을 밀도 있게 결집해 국가 AI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 부위원장은 네이버 출신 AI 전문가로, 민간 기술 현장과 정책 영역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지난 6월 부산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나 무소속 한동훈 의원에게 1.7%포인트 차이로 패한 뒤 다시 공직에 복귀하게 됐다.하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보유한 AI 산업의 강점을 국가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과 프런티어 AI 분야의 3위권 역량을 국가 AI 전략으로 엮어낸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공석이던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탁됐다. 이 수석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원, 구글 본사 시니어 프로젝트 매니저,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 등을 지낸 IT 전문가다. 기술 현장과 플랫폼 서비스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AI 정책의 미래 전략과 산업 적용을 담당할 적임자로 평가된다.특히 범여권 야당 소속 의원을 청와대 핵심 참모로 기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번 인사는 AI 정책을 정파적 의제보다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수석은 향후 AI 기술 발전 방향, 디지털 산업 생태계, 데이터 기반 혁신 정책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신설된 청와대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임명됐다. 이 보좌관은 산업통상부에서 에너지정책관, 전력혁신정책관,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친 에너지 정책 전문가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맡아 전력망, 원자력발전, 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해왔다.메가프로젝트 보좌관 신설은 AI 산업 육성과 에너지 인프라를 함께 고려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AI 산업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막대한 전력 수요가 맞물리는 분야다. 이에 따라 정부가 AI 전략을 단순한 기술 정책이 아니라 전력망, 에너지 전환, 산업 공급망까지 포함한 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이번 인선으로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 추진 체계는 한층 구체화됐다. 하 부위원장이 국가 AI 전략의 큰 방향을 조율하고, 이해민 수석이 미래 기술·산업 정책을 설계하며, 이원주 보좌관이 에너지와 인프라 기반의 대형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구조다.정부가 새 AI 라인업을 통해 반도체, 데이터, 에너지, 인재 양성 등 핵심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인선은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 용혜인 지명에 정치권 ‘활활’…젠더·겸직 논란 한꺼번에 터졌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정부와 여당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선택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강한 표현을 동원해 지명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용 후보자가 비례대표로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이력과 장관 취임 이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내비친 점이 논란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용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안 의원은 용 후보자가 민주당과의 연대를 통해 두 차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번 장관 후보자 발탁이 이재명 정부에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안 의원은 용 후보자를 겨냥해 여성·젠더 이슈를 둘러싼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는 인물이라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장관에 임명된 이후에도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과 국회의원이라는 두 직책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안 의원은 향후 용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할 경우 성평등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젠더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 남성들의 반발이 커질 경우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후보자 지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용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스스로 ‘복어독’을 들이킨 셈이라며, 이번 인선이 향후 또 다른 정치적 갈등과 진통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성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에서 다시 관련 인물을 기용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정부의 인사 결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용 후보자의 과거 정책 및 입법 활동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 의원은 형사사법 제도와 관련된 용 후보자의 기존 입장을 문제 삼으면서,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일부 정책이 오히려 다른 사회적 논란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도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한 의원의 주요 비판 대상이 됐다. 그는 장관 임명과 함께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기존 정치권의 관행에 가깝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계속 유지하려는 입장을 비판했다.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에 우호적인 정치권 인사와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사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용 후보자에 대한 기존의 정치적 이미지와 젠더 갈등 문제를 함께 언급하며 이번 인사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박 전 의원은 특히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용 후보자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미 젠더 이슈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상당한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의 정치적 색채가 부각될 경우 정부가 해당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오히려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장관 후보자의 개인적인 정치 성향에 대한 평가를 넘어, 새 정부가 성평등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지와도 맞물려 있다. 성평등가족부가 앞으로 여성 정책뿐 아니라 가족·청소년·성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다루게 되는 만큼, 장관 후보자의 정치적 메시지와 정책 추진 방식이 향후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용 후보자의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젠더 정책에 대한 입장뿐 아니라 과거 국회 활동, 주요 법안에 대한 견해,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의 겸직 문제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야권이 이미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황에서 용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자신의 정책 방향과 국정 운영 구상을 어떻게 설명할지가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 “국회 못 간다” 조희대 불출석에…대법관 제청 갈등 폭발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1일 개최하는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회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국회 법사위는 이날 긴급현안질의를 열고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과 관련한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당초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질의할 계획이었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조 대법원장은 사유서를 통해 대법원장이 헌법에 따라 행사하는 대법관 임명 제청권과 관련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분립 원칙에 배치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회법상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과 답변 의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취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법사위 측은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재차 요구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대법원장이 국회에 출석해 설명하는 것이라며 출석을 촉구했다. 아울러 법사위가 관련 법률에 따라 증인 출석을 의결한 만큼 불출석에 따른 후속 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여당 간사였던 김승원 의원 역시 국회 증언 관련 법률에 따라 출석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 대법원장이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국회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이견도 계속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주 안으로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퇴근길 취재진에게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리가 끝나는 대로 공식적으로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임명 제청했다.특히 손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다, 제청안이 서면으로 전달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여권의 반발이 커졌다.청와대는 결국 지난 28일 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채 조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따라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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